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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前 총리의 반격… 원전 없는 日 꿈꾸며 아베와 정면 대결

두 前 총리의 반격… 원전 없는 日 꿈꾸며 아베와 정면 대결

입력 2014-01-15 00:00
업데이트 2014-01-1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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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카와 도쿄도지사 보선 출마… 고이즈미 “당선 위해 적극 노력”

전직 일본 총리들의 ‘반(反)아베’ 전선이 형성됐다. 호소카와 모리히로(76) 전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72) 전 총리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두 전직 총리는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열고, 아베 신조 총리의 자민당이 추진하는 원전 재가동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해 ‘탈(脫)원전’을 기치로 초당적 연대에 합의했다.

두 전직 日총리 탈원전 ‘의기투합’
두 전직 日총리 탈원전 ‘의기투합’ 일본의 호소카와 모리히로(왼쪽) 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14일 회동에서 다음 달 9일 실시되는 도쿄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아베 신조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에 맞서 초당적 연대를 하기로 합의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무소속으로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으며 자민당 출신인 고이즈미 전 총리는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도쿄 AFP 연합
호소카와 전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번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단했다. 고이즈미로부터 지원 의향을 확인해 매우 든든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호소카와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15일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신문기자 출신인 호소카와 전 총리는 자민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한 뒤 1992년 정치 개혁을 내걸고 일본신당을 결성, 이듬해 8월 출범한 비(非)자민 연립정권의 첫 총리를 지냈다. 그는 일본 정계 최대의 불법 자금 스캔들 중 하나인 리크루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으로 1993년 4월 사임한 뒤 오랫동안 야인 생활을 했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재임 시절 노선이 달랐던 두 총리가 힘을 합친 것은 원전 재가동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지금 일본의 여러 문제, 특히 원전 문제는 국가의 존망과 관련이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도 “도쿄가 원전 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면 반드시 일본을 바꿀 수 있다. 호소카와가 당선되면 에너지·원전 문제로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탈원전 노선을 분명히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몇 번이나 가두연설차에 탈 것인지 같은 세부 사항도 이미 논의가 다 됐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두 전직 총리가 현직인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선거에서 자민당 측 후보인 마스조에 요이치(66) 전 후생노동상이 패배한다면 아베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자민당 출신으로 2008년 정계 은퇴 후에도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전 총리의 ‘파워’를 감안하면 패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자민당 내 인식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의 출마로 이번 도지사 선거는 마스조에 후보와의 ‘2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이 밖에도 공산·사민당 공동 후보로 우쓰노미야 겐지(68) 전 변호사연합회장, 일본유신회의 이시하라 신타로 공동대표가 개인적 지지를 표명한 다모가미 도시오(66)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 등이 출마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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