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긴장 속 ‘의인 이수현’ 추모식…“이럴 때일수록 마음의 교류 이어지길”

한일관계 긴장 속 ‘의인 이수현’ 추모식…“이럴 때일수록 마음의 교류 이어지길”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1-27 21:04
수정 2019-01-28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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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신오쿠보역서 18주기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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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씨의 어머니 신윤찬씨가 지난 26일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열린 아들의 18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해 두 손 모아 명복을 빌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2001년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씨의 어머니 신윤찬씨가 지난 26일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열린 아들의 18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해 두 손 모아 명복을 빌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전철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의인’ 이수현(당시 26세)씨를 기리는 18주기 추모행사가 지난 26일 오후 5시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열렸다.

고인의 어머니 신윤찬(70)씨를 비롯해 가족과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 구내 이수현 추모판 앞에서 헌화가 이뤄졌다. 신씨는 18년 전 사고가 났던 승강장을 둘러본 뒤 “해마다 아들을 보러 오는데, 많은 분들이 잊지 않고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두 나라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너무 슬프다”며 “우리 아들이 바라는 건 이게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신씨는 이어 신주쿠 한국문화원에서 고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가교’를 300여명의 일본인과 함께 관람했다.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아버지 이성대씨는 서면 인사말을 통해 “현재 한·일 관계가 엄혹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활발하게 교류해 마음을 잇는 일을 소중히 하길 바란다”고 한·일 양쪽에 당부했다.

고려대생으로 도쿄에 유학 와 있던 이씨는 2001년 1월 26일 오후 7시 15분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가기 위해 신오쿠보역 승강장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취객이 선로에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됐다. 전동차가 역 구내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선로에 몸을 날렸지만 결국 함께 뛰어내린 다른 일본인과 함께 3명 모두 치여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한국인이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에는 상당한 반향이 일었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1-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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