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핵개발 추진하면 日핵무기 보유도 막을 수 없어”…美부시 정권 ‘매파’ 경고

“한국이 핵개발 추진하면 日핵무기 보유도 막을 수 없어”…美부시 정권 ‘매파’ 경고

김태균 기자
입력 2023-03-29 07:37
업데이트 2023-03-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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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시 행정부 ‘매파’ 롤리스...日산케이 인터뷰
“미국이 일본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해서도 안돼”
“韓국민들, 美핵억지력 불충분 우려 갖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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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미국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정권에서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총괄했던 리처드 롤리스(77) 전 국방부 부차관이 “윤석열 정부가 핵 개발 계획을 추진하면 일본도 핵무기 보유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 경우 미국은 일본을 통제할 수도 없고 통제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롤리스 전 부차관은 28일 산케이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핵 보유를 하려 한다면 일본도 독자적인 핵 보유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국 측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산케이는 롤리스 전 부차관이 이달 중순 일본 입국에 앞서 한국을 찾아 정부 및 국회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고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자체 핵 보유’에 대해 언급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은 한국 국민의 약 70%가 자국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북한이 전례 없이 강한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에 대한 위협이 매우 현실적이고 분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한 전술 핵무기를 양산하고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데 비해 미국의 핵 억지력은 불충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한국 국민이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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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롤리스(왼쪽에서 두번째)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이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여정부의 대미정책과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리처드 롤리스(왼쪽에서 두번째)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이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여정부의 대미정책과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이 핵 개발을 추진한 데 대해 그는 “당시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점 등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는 독자적인 자체 핵 능력 개발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당시 미국 정부로서는 한국의 핵 보유가 일본으로 파급되는 상황이 현실적인 우려였다”며 “이달 만난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한국이 또다시 같은 일(핵 보유)을 하려고 한다면 일본도 독자적인 (핵 보유) 계획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은 197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 한반도 정보 담당으로 박정희 정권의 자체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첩보활동에 참여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미가 북한의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력 강화 협의를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그는 “윤 대통령과 한국이 원하는 수준의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한미,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중순 한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데 대해서는 “한미일 협력을 심화시킬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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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
북한 김정은,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 북한 김정은,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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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photo@yna.co.kr
(끝)
롤리스 전 부차관은 다음 달로 예정된 윤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북한이 윤 대통령 방미에 훼방을 놓으려고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며 북한을 둘러싼 정세는 앞으로 2~3년간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오랜 근무 경험으로 한국어 구사도 가능한 ‘매파 지한파’ 롤리스 전 부차관은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과 함께 한미 군사동맹 재조정 과정 등에서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북핵 6자 회담 미국 측 부대표로 대북 강경 대응을 주도했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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