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밤 굿바이~ 열대야

쿨한 밤 굿바이~ 열대야

입력 2010-08-10 00:00
업데이트 2010-08-1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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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바캉스 백배 즐기기

말복도 지났으니 이제 더위 걱정 끝? 아니다. 기상청 예보를 보니 9월까지 찜통더위가 계속된단다. 그래서 준비해 봤다. 일단 비용이 저렴하고, 2~3시간 재미나게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역시 극장이다. 시원한 액션영화도 좋고, 심야 공포영화도 좋지만 좀 더 이색적인 피서법은 없을까.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놀이기구를 타고, 스킨스쿠버를 간접 체험한다면? 기자가 직접 즐겨 본 이색 ‘극장 피서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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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3
토이스토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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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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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실황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실황
●만원 한 장으로 즐기는 명공연

대한민국에서 팝콘과 콜라를 들고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공연장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여기에서는 가능하다.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가 준비한 오페라 공연실황에서다.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링컨센터 무대에 오른 최신 오페라 작품의 앙코르 공연이다. 매주 수요일과 토·일요일 진행되며 15일까지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29일까지 비제의 ‘카르멘’을 볼 수 있다.

커다란 스크린 덕분에 직접 공연을 보는 듯한 생동감은 기본이고,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뒷무대 이야기나 배우들의 인터뷰가 중간에 배치돼 흥미롭다. 일반 오페라 공연처럼 막간에 15분 정도의 휴식시간도 있다. 색다른 묘미다. 클라이맥스 부분에 감동을 받은 관객들이 박수를 치다 멋쩍어하는 장면도 정겹다. 실제 공연처럼 느껴졌던 모양이다. 총 3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다만 사운드가 너무 커 몰입에 방해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오페라뿐 아니다. 록 마니아들을 위해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공연 실황인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도 준비돼 있다. 원래 지난 4일까지였지만 연장 상영에 돌입했다. ‘퀸 몬트리올 록’도 재개봉해 틈틈이 상영된다. 서울 사당동 시너스 이수, 경기 파주 시너스 이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진행된다.

●오감만족 4D 상영관

시작부터 무엇인가 엉덩이를 툭툭 건드린다. 은근히 놀랐다.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앞좌석을 발로 차는 줄 알고 흘깃 뒤를 돌아보다가 이내 좌석에 설치된 특수 장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시 스크린에 몰입한다.

카우보이 우디가 애마인 불스아이를 타고 달려가자 의자가 말 위에 얹어진 안장처럼 앞뒤로 흔들거려 깜짝 놀래키더니, 이번에는 달려가던 증기 기관차에 급제동이 걸리자 의자가 앞뒤로 흔들거린다.

우디가 행글라이더를 타고 날아갈 때, 우디의 ‘절친’인 버즈 라이트 이어가 문 위에 달린 작은 창문으로 뛰어오를 때 의자는 앞뒤좌우로 요동을 쳤다. 우디가 아끼는 모자가 바람에 날리자 얼굴 앞으로 정말 바람이 휙 스쳐 지나가고, 화면에서 비바람이 몰아치자 바람과 함께 물이 안개처럼 얼굴에 튄다. 아, 이건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영화를 단순히 눈, 귀뿐만 아니라 후각 등 오감을 동원하는 4차원(4D)으로 즐기는 것도 시원하게 여름을 나는 한 방법일 듯.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좌석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관객으로 가득 찼다. 일반 영화 관람료보다 8000원, 3차원(3D) 입체영상보다 5000원 비싸지만 돈이 아깝지 않다는 얼굴들이다.

4D 상영관은 CGV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용산, 강변, 상암, 대전, 부산 서면에서 4D플렉스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봉 영화를 4D로 상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 현재 상영하고 있는 작품은 ‘토이 스토리 3’로 가족 나들이에 제격인 작품이다. 의자가 일반 상영관처럼 푹신하지 않고 딱딱한 점은 유의할 것. 아이를 가졌거나, 술을 마셨거나, 허리가 고질적으로 아픈 사람, 심장병,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체험을 자제해야 한다.

●생생한 3D로 바다구경

더울 때 맨 먼저 마음이 달려가는 곳은 역시 바다다. 길게 꼬리를 문 차량 행렬에 갇히지 않고도 바다에 퐁당 빠져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해양 다큐멘터리다.

11일부터 ‘오션월드 3D’가 눈앞에서 살아 숨쉬는 바다로 초대한다. 해파리, 바다소, 쥐가오리, 빨판상어, 고래상어, 말미잘, 크라운피시 등 크고 작은 바닷속 생물들이 눈앞으로 다가와 춤을 춘다.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다. 마치 스킨스쿠버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알을 낳으러 긴 여정을 이어 가는 바다거북을 따라가다 보면 멸종 위기에 처해 바다 생물들과 이들이 펼치는 진기한 바다 생활을 접할 수 있다. 일반 영상으로 찍어 3D로 전환한 게 아니라 3D 카메라로 직접 촬영해 입체감이 생생하다. 일부 장면이 어둡고 흐린 점이 다소 흠.

바다 이야기가 뻔하고 지루하지 않겠냐고? ‘오션월드 3D’는 올 4월 이탈리아에서 개봉했을 때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2’에 이어 흥행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중성이 입증됐다.

앞서 지난달 28일 개봉한 또 다른 해양 다큐멘터리 ‘오션스’는 자연 다큐로는 보기 드물게 관객 55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형형색색 화려한 바닷속 생물들이 눈을 즐겁게 만들고, 바다가 살아야 인류도 산다는 환경 메시지도 상기시켜 준다.

홍지민·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0-08-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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