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조 파업에 방송3사 입장 엇갈려

한예조 파업에 방송3사 입장 엇갈려

입력 2010-09-01 00:00
업데이트 2010-09-0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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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이 외주제작사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1일 KBS와는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MBC와 SBS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파업을 결의하면서 방송 3사의 입장이 엇갈리게 됐다.

 KBS는 한예조와 마라톤협상 끝에 1일 오전 0시30분께 전격적으로 큰 틀에서 외주제작사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그후 이날 오후 1시 직전 세부사항을 조율해 합의서에 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한예조가 밝힌 ‘미지급 출연료에 대한 원칙적인 지급 보증’에 대해 KBS는 “이중 지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KBS가 든 보증보험 등을 통해 구제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이는 방송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KBS 이응진 드라마국장은 “이참에 KBS가 주도적으로 나서 외주제작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문제점을 개선할 생각”이라며 “한류가 10년 가까이 이어지며 이런저런 문제점과 후유증이 하나둘 나타났지만 그간 개선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KBS가 이처럼 외주제작시스템 전면 재검토라는 큰 틀에서 한예조와 무리없이 합의점에 도달했지만 MBC와 SBS가 이 사안을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예조는 일단 MBC가 외주제작한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 금액이 가장 많은데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C는 “기존에 벌어진 일(미지급)에 대해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니라 외주사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MBC 고위 관계자는 “일부 제작사의 미지급 문제는 우리도 적극적으로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작사 상태가 안 좋은 ‘악성’ 미지급금이 존재한 만큼 KBS처럼 지급보증을 서주거나 할 수는 없다”며 “한예조가 KBS쪽에는 출연한다니 상황이 급해지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미지급금 중 악성이 많고 규모도 크기 때문에 우리는 입장차이가 더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BC는 또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파업 카드를 꺼낸 한예조를 비난했다.

 MBC는 “한예조가 방송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출연거부는 정상적인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도 거치지 않은 것이며 따라서 이번 출연거부는 노동관련 법률로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의 영역에서도 벗어난 명백한 업무방해”라며 “출연거부에 동참할 한예조 조합원들이 이를 알지 못한 채 집행부의 행동에 동참할 경우 선의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SBS는 출연료 미지급금이 3사 중 가장 적지만 현재 방송 중인 외주제작드라마가 6편이라 한예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위기에 처했다.

 SBS 허웅 드라마국장은 “KBS가 합의하긴 했으나 방송사마다 나름의 입장이 있다”며 “어제까지 협상에서 한예조 측에 미지급액의 일부를 지급하는 합의안을 제시했으나 한예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우리는 아직 한예조의 요구대로 미지급액 전액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허 국장은 “양측간 협상창구가 열려 있는 이상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방송과 관련해 아직까지 현장에서 촬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는 않다.한예조 측에서 현재까지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내일이 돼봐야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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