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메릴 스트립이야 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또 메릴 스트립이야 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입력 2012-02-27 00:00
업데이트 2012-02-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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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으로 오스카 3번째 수상

“제 이름이 호명되자 많은 사람이 ‘또 메릴 스트립이야?’ ‘왜 또 그녀야?’라고 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웃음)”

’철의 여인’은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코에 넣은 보철물과 짧은 가발을 벗어 던진 그녀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낯익은 명배우의 모습으로 돌아와 카메라 앞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예순세 살의 메릴 스트립이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녀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하이랜드 센터(구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철의 여인’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철의 여인’은 영화 제목과 같은 별명으로 불리며 영국을 호령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스트립은 이 영화에서 대처 전 총리를 완벽하게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분장에서부터 걸음걸이까지 대처가 되기 위해 철저하게 노력했던 뒷얘기가 널리 회자된다.

지난달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높인 이 백전노장의 여배우는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올라 “다시는 상을 받지 못할 것 같기 때문에”라고 말을 떼고는 여러 사람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 많다. 30년 전 ‘소피의 선택’ 때부터 호흡을 맞춘 스태프를 비롯해 오늘 수상하지 못한 여러 동료와 많은 오랜 영화계 친구들에게 감사한다”며 “정말로 큰 영광이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메릴 스트립의 아카데미 수상은 이번이 3번째다. 첫 번째는 더스틴 호프만과 호흡을 맞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로 받은 여우조연상이고 두 번째는 ‘소피의 선택’(1982)으로 받은 여우주연상이다.

오스카의 영광을 3번이나 누린 것도 기록적이지만 그는 올해까지 무려 17번이나 오스카 후보로 지명된 경력을 자랑한다. 이는 남녀배우를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연극무대를 거쳐 ‘줄리아’로 할리우드에 데뷔한 스트립은 ‘디어 헌터’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소피의 선택’ ‘폴링 인 러브’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을 거치며 1980-90년대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디어 헌터’로 아카데미에 처음으로 후보로 오른다.

그는 이어 ‘죽어야 사는 여자’ ‘영혼의 집’ ‘리버 와일드’를 거쳐 1995년 마흔여섯 나이에 출연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중년의 사랑 신드롬을 일으키며 다시 한 번 ‘건재함’을 과시했다.

매부리코에 날카로운 얼굴 선이 특징인 스트립은 단 한번도 ‘예쁜 배우’로 분류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출발부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개성파이자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위치를 오히려 더 확고히 해나갔다.

50대에 들어 선보인 ‘디 아워스’(2002),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맘마미아’(2008)는 메릴 스트립의 원숙한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그가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고 세련된 패션지 편집장 미란다는 남녀노소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다시 ‘철의 여인’에서 마거릿 대처를 연기하며 그녀는 미란다와는 또 다른 카리스마로 관객과 평단을 홀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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