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광복이 ‘한국경제 신화’의 출발점”

“8·15광복이 ‘한국경제 신화’의 출발점”

입력 2012-08-01 00:00
수정 2012-08-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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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열 교수 ‘식민지 근대화론’ 반박

“일제시대에 겉으로는 조선이 근대화되고 개발된 것처럼 보이지만, 조선인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일제지배가 계속되는 한 조선인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존재하지 않았다.”

허수열 충남대 교수는 일제의 식민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일부 기여했다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대표적인 경제사학자다.

허 교수는 오는 7일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주최로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광복 67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연구논문 ‘1945년 해방과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서 주요 경제 지표를 근거로 식민지 근대화론의 실상을 조목조목 지적할 예정이다.

이 논문에서 허 교수는 1910년부터 2010년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간 한국 경제가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분석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근대적 경제성장(1인당 국내총생산), 루이스 전환점(실질임금), 클라크의 산업구조(산업별 인구 구성), 호프만의 공업구조(중공업화의 비율), 엥겔계수 등 주요 경제 지표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난 것은 대부분 일제 강점기가 아닌 1960년대였다.

1960년대 중반 이후 비로소 근대적 경제성장이 나타났으며 실질임금 역시 1960년대 이전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가 1960년대 중반부터 가파르게 증가했다.

1차 산업의 비중이 격감하고 2, 3차 산업의 비중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도 1960년대 초부터였다.

허 교수는 “조선이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나 정치적 독립을 이루게 된 것이 이런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일본강점기가 어떤 시대였는지 그 본질을 파악하려면 “일본 시대 조선에 살고있는 조선인들에 초점을 맞춰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는 전체 인구의 3%도 되지 않는 일본인이 조선의 생산수단 주요 부분을 장악했고, 일제강점기 후기로 갈수록 생산수단이 일본인들에게로 더욱 집중됐으며 민족 간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였다는 게 허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한국이 독립국이 되어 주권을 회복하게 됨으로써 조선인들은 더 이상 이민족에 의해 차별받지 않게 됐고 오히려 국가의 보호와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온 삼성, LG, 현대 등도 거의 대부분 해방 후에 설립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헌법의 계승성’(박찬승) ‘독립운동세력의 동향과 국가건설론’(김용달) ‘독립운동과 민족통일’(김희곤) 등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건국을 조명한 논문들이 발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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