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말춤, 1980년대 말 클럽 춤에서 착안”

“싸이 말춤, 1980년대 말 클럽 춤에서 착안”

입력 2012-09-07 00:00
업데이트 2012-09-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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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로 퍼진 ‘말춤’ 만든 안무가 이주선 단장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지난 4일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한 데 이어 이틀만인 6일 1억 1천만 건을 넘어서며 연일 새 기록을 쓰고 있다.

국내 유명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가 한달 누적 조회수 500만 건이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싸이는 하루 평균 500만 건씩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견인차에는 ‘말 춤’이 있다. 각종 패러디 영상이 나오며 해외에 빠르게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 춤은 싸이와 지난 2004년부터 함께 일해 온 안무팀인 ‘매니아’의 이주선 단장이 만들었다.

7일 인터뷰한 이 단장은 “해외에서 말 춤을 따라추는 영상을 보면 솔직히 기분이 좋다”며 “처음 만들 때 ‘국내 클럽에서는 따라 출 수 있겠다’란 예상은 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을 줄 몰랐다”고 웃었다.

그는 ‘강남스타일’을 100번 들었지만 춤은 한 번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노래를 100번 들은 후 ‘클럽에서 무슨 춤이 유행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제가 어린 시절 클럽과 나이트를 많이 다녔는데 1988-89년께 클럽에도 ‘춤꾼’들이 말 춤이라고 부르는 춤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의 동작과는 많이 달랐죠. 그때 느낌에서 착안해 발동작을 변형하고 손동작을 가미한 뒤 클럽에서 사람들이 ‘껑충껑충’ 뛰는 모습을 더해 완성했죠.”

말 춤은 양다리로 스텝을 밟으며 손을 앞으로 모아 말을 타는 듯한 춤. 집단 댄스가 가능할 정도로 따라 추기 쉽고 재미있다.

이 단장은 “사실 아주 쉬운 동작은 아닌데 봤을 때 따라 추기 쉬워보인다”며 “또 싸이가 독특하고 재미있게 잘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귀띔한 동작의 핵심은 발동작인 스텝이다.

”말 춤의 핵심은 스텝이에요. 오른발-왼발-오른발-오른발, 왼발-오른발-왼발-왼발을 반복하면서 뛰면 됩니다. 말 춤을 추는 국내외 영상을 봤는데 대부분이 엉망이었어요. 하하. 특히 춤출 때 무릎이 몸 밖으로 많이 벌어지면 안되는데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그런 경향이 있더군요.”

그렇다면 유튜브에 올라온 패러디 장면 중 말 춤을 가장 잘 소화한 영상은 뭘까.

그는 “정확한 출처는 모르지만 클럽에서 미군들이 ‘강남스타일’을 따라부르며 말 춤을 따라 추는 영상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말 춤이 세계적으로 알려졌지만 그가 부가적으로 얻는 수익은 딱히 없다. 음악 저작권은 보호되지만 안무의 경우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 문제점도 느낄 터.

”사실 춤은 팔 하나 뻗는 것까지 비슷한 동작이 너무 많아 특정 동작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안무 짜는 사람들이 많아 같은 동작이 나올 확률이 높아서 안무가들끼리 힘들어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는 “약 20년간 god, 인디고, 구피, 환희 등 수많은 가수들의 안무를 만들었으니 때론 억울한 측면도 있다”며 “안무 저작료가 없는 게 문제라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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