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판도 변화.강호동 향한 수상소감 ‘눈길’
올해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강호동의 빈자리는 확연했다.지난 9월초 잠정 은퇴 선언 후 그가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지 4개월이 흐르면서 방송가는 충격을 극복하고 정상 궤도에 오르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한해를 돌아보는 자리에서 그의 존재감은 강했고 연예대상의 판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강호동
그러나 올해는 유재석만 이름값을 했을 뿐 최고 영예는 프로그램이나 팀의 차지였다.
특히 KBS는 당초 후보에 없던 ‘1박2일’팀에게 대상을 수여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KBS는 애초 후보에 올라있던 이승기가 ‘1박2일’을 대표했다고 해명했지만 내년 초 후속 프로그램 출범을 앞두고 기존 멤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박2일’의 수장 강호동의 잠정 은퇴가 KBS에게 예정에 없던 팀 시상이라는 결정을 불러온 셈이다.
그나마 MBC는 강호동이 진행한 ‘무릎팍도사’를 폐지하면서 고민을 할 여지가 줄었다. 대신 ‘무릎팍도사’의 빈자리를 차지하게 된 ‘라디오스타’ MC 전원에게 특별상을 안기며 격려했다.
SBS 역시 강호동이 떠나고 ‘강심장’을 홀로 이끄는 이승기에게 최우수상, ‘강심장’에는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수여했다.
’강심장’의 박상혁 PD는 수상 소감으로 “9월22일은 평생 잊지 못할 날이다. 이승기 씨가 단독으로 처음 녹화를 뜬 날이기 때문”이라며 “가장 위험한 순간에 프로그램을 이끌어준 이승기 씨에게 감사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호동을 향한 수상자들의 메시지 = 강호동을 향한 수상자들의 메시지도 줄을 이었다.
유재석은 지난 30일 ‘SBS 연예대상’ 수상 후 “얼마 전 (강호동) 형님과 통화했는데 마지막으로 해주신 얘기가 ‘재석아 씩씩하게 가라’였다”며 “형님, 너무 보고 싶다. 형님 말씀대로 2012년 씩씩하게 가겠다. 꼭 함께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기 역시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줬던 강호동 형님, 항상 있기에 든든하고 마음의 짐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지금 이 순간 빈자리가 정말 크게 느껴진다. 형님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너무 그립다”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강심장’의 붐은 강호동의 사진을 흔들며 특유의 코믹춤을 선보였고 이특은 “선배님이 계실 자리는 그곳이 아니라 이곳이다. 2012년에는 우리에게 오셔서 따뜻한 웃음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이수근도 지난 25일 ‘KBS 연예대상’ 수상 소감으로 “큰 형님, 상 갖고 찾아뵙도록 하겠다”며 강호동을 언급했다.
◇코미디 부활 조짐 = 한편 올해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는 코미디의 부활이 감지됐다. KBS ‘개그콘서트’는 연예대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과 최우수 아이디어상을 가져갔다.
MBC ‘무한도전’ 멤버들
지난해 코미디 부분을 폐지했던 SBS는 올해 코미디 부문을 부활해 신인상과 우수상을 ‘개그투나잇’ 출연진에게 안겼다.
시상자로 나온 강성범은 코미디 신인상 수상자 강재준을 향해 “사실 가장 감사할 분은 작년 K본부(KBS) 시상식에서 S본부(SBS)에 코미디를 만들어달라고 한 김병만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MBC는 작년 시트콤·코미디 부문에서 시트콤 출연배우들이 상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벌어졌으나 올해는 ‘나도 가수다’ 출연진이 인기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방송사별로 보면 SBS는 ‘런닝맨’과 ‘강심장’, MBC는 ‘나는 가수다’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KBS는 ‘1박2일’의 기세가 여전했다.
특히 ‘런닝맨’은 올해 시청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S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자리를 꿰찼고 MBC 역시 화제성 면에서 타 프로그램을 압도한 ‘나는 가수다’에게 상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나는 가수다’의 기세에 밀리며 최우수상과 시청자가 뽑은 베스트 커플상에 만족해야 했다. 시상식 후 연예대상 게시판에는 ‘무한도전’ 홀대를 주장하는 누리꾼들의 항의 글이 잇따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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