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오케스트라 지휘보다 피아노가 더 힘들어”

정명훈 “오케스트라 지휘보다 피아노가 더 힘들어”

입력 2014-09-25 00:00
업데이트 2014-09-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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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생애 첫 피아노 리사이틀…”어린이 위한 음악 들려주고 싶어”

“오케스트라 지휘보다 피아노가 더 힘들어요. 지휘는 지휘자 자신이 소리를 내지 않고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하는 거라 책임이 좀 다릅니다. 피아노는 혼자서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요.”

내달부터 5개 도시를 돌며 피아노 리사이틀에 나서는 마에스트로 정명훈(61)은 2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밝혔다. 지휘자인 그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이번이 생애 처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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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의 피아노 연주
마에스트로의 피아노 연주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25일 오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마리아홀에서 열린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0월 5일부터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사용할 자신의 뵈젠도르퍼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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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 간담회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 간담회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25일 오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마리아홀에서 열린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0월 5일부터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사용할 자신의 뵈젠도르퍼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명훈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간간이 실내악 무대에서나 ‘피아니스트 정명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음반레이블 ECM에서 지난해 12월 발매한 ‘정명훈, 피아노’가 그의 생애 첫 독주 앨범일 정도였다.

그러나 잘 알려졌다시피 정명훈은 5세 때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했다. 15세에 누나들과 ‘정트리오’로 외국 연주여행을 다녔고, 21세인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을 만큼 기량을 인정받은 연주자이기도 하다.

정명훈은 “개인적으로 피아노를 훨씬 좋아한다”며 “내가 지휘를 하는 이유는 피아노로 못하는 정말 훌륭한 작품이 많아서다. 사실 지휘하는 일 자체를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피아노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작년에 내놓은 음반을 손주들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정명훈은 이번 리사이틀에서도 레퍼토리의 절반을 ‘어린이를 위한 곡’에 할애한다. 전반부는 드뷔시의 ‘달빛’, 쇼팽의 야상곡 D플랫장조, 슈만의 ‘아라베스크’, 슈베르트의 즉흥곡,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 등 앨범 수록곡이, 후반부에는 어른들을 위해 브람스의 피아노 소품집, 쇼팽의 야상곡과 발라드가 연주된다.

”아이들에게 자기 전에 들려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음악들입니다. 지금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걸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아주 깊이 느끼는 감정, 그런 걸 들려주고 싶습니다.”

정명훈은 본격적인 피아니스트 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리사이틀에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연주 잘하는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을 들려주고 재단(미라클오브뮤직)의 기금을 마련한다는 두 가지 뜻에서 하는 거죠. 계속 자주 피아니스트로 나설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 저는 평생 피아니스트로는 정말 좋은 연주를 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이번에도 보나마나 그럴 겁니다. 그러니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 하하하.”

이번 리사이틀에는 정명훈의 애기(愛器)인 뵈젠도르퍼 피아노가 함께한다. 정명훈은 뵈젠도르퍼에 대해 “아내가 ‘음반까지 냈으니 피아노 한 대 살 만하다’고 해서 골랐다”며 “스타인웨이와 터치나 소리 등에서 차이점이 많고, 스타인웨이를 보르도 와인이라 한다면 이건 버건디 중에서도 아주 좋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사이틀은 10월5일 창원 성산아트홀을 시작으로 같은 달 12일 대구 시민회관, 12월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내년 1월10일 고양 아람누리, 1월12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서울 공연 개런티 전액은 그가 2008년 설립한 비영리재단 미라클오브뮤직에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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