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Africa-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선물②Wine Route, Garden Route, Animals

South Africa-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선물②Wine Route, Garden Route, Animals

입력 2012-02-22 00:00
수정 2012-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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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선물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남아프리카공화국 관광청 www.southafric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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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의 와인 루트는 케이프타운 다음으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정착했던 지역이다. 포도밭위에 세워진 기품 있는 매너하우스Manor House들은 300년이 넘는 역사가 만들어 낸 풍요로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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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Route


피노타지는 검다, 붉다

남아공은 세계에서 가장 긴 와인 루트를 가지고 있다. 끝났다 싶으면 다시 펼쳐지는 포도밭,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와이너리들. 와인애호가들에게는 그만큼 천국의 크기가 넓은 것이다. 그 천국은 위도 22~35도 사이에 걸쳐 있고 각각의 이름은 스텔렌보시Stellenbosch, 팔Paarl, 프랜치훅Franschoek 이다.

싱거운 농담을 하자면 프랜치훅(www.franschhoek.org.za)은 프렌치들도 ‘훅’ 갈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넓게 펼쳐진 포도밭에는 유럽풍의 대농장들이 툭툭 박혀 있고, 그 너머로는 낯선 산지형이 독특한 병풍을 이룬다. 집마다 개성적인 박공으로 장식된 네덜란드 농장은 낡고 오래된 집이 아니라 부의 상징이다. 마을에는 소문 난 레스토랑과 갤러리들이 옹기종이 모여 있고, 고급스러운 숙소들도 있다.

남아공 와인을 신세계 와인으로 구분하지만 사실 그 역사는 300년을 훌쩍 넘었다. 지금도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576개 이상의 와인 셀러가 있다. 가장 많이 경작하는 품종은 슈냉 블랑Chenin Blanc,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시라Shiraz, 콜롬바드Colombard 등이지만 남아공을 대표하는 품종은 피노타지Pinotage다. 피노누아Pinot Noir와 생소Cinsault를 교배하여 탄생한 피노타지는 진하고 무겨운 맛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 때문에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품종이다. 엉뚱하지만 내게 피노타지는 매운 맛이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울컥하고 뭔가 올라올 것 같은, 사연 많은 여자 같았다. 와인 루트를 순례하는 동안 그 극단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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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가 느껴지는 샤모니의 지하 저장고 2 프랜치훅에는 ‘혹’할 만한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많다

선원들이 물보다 좋아했던 그것

케이프타운에 와인 양조업이 시작된 것은 1679년 비옥한 콘스탄티아Constantia 지역을 처음 발견하고 양질의 와인 생산에 성공한 네덜란드인 시몬 반 데르 스텔Simon van der Stel에 의해서였다. 와인 루트 상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빌리지인 스텔렌보시StellenBosch는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테이블 베이Table Bay에 정박한 선원들이 주 고객이었는데 와인은 괴혈병을 방지해 주고 물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를 감지한 초기 정착자들이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포도 재배를 시작했고, 마침 이 지역의 토양과 일조량이 와인 재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남아공의 와인 양조업은 영국이 프랑스와 전쟁을 치르면서 남아공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했던 1806년에 절정에 올랐다. 이후 아파르트헤이트1) 정책 아래 수출이 제한되고 생산량과 가격이 통제되었다가 이후 해금이 되면서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남아공에는 12만 헥타르의 포도밭에 8억 리터 이상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며 노던 케이프Northern Cape지역까지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1)아파르트헤이트 1948년에 시작된 남아공의 악명 높은 인종차별 정책으로 백인에게 특권을 부여하고 흑인들의 차별을 정당화했다. 이후 오랜 민주화투쟁으로 차별정책을 물리치고 1994년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최초의 흑인정권이 시작됐다. 현재는 1999년 당선된 타보 음베키 대통령이 2004년 재선되어 중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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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enbosch 스텔렌보시

이야기가 있는 니들링스호프 Neethlingshof

1692년부터 독일인들이 처음 자리잡은 곳으로 이야기가 있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 와이너리의 역사 초기에 등장하는 카라칼caraca 아프리카살쾡이이나 올빼미 그리고 중요한 인물들이 와인의 이름이 되어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1814년에 세워진 식당을 포함해 와이너리 전체가 우아한 정원의 느낌이 강해서 결혼 예식이 자주 진행된다. 테이스팅 전에 와인 제조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도 니들링스호프의 장점이지만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이다. ‘오울 포스트The Owl Post’ 같은 피노타지 와인이 이곳에서 판매하는 고가 와인에 속하지만 150랜드(2만1,000원) 정도이고 다른 와인들은 1병에 1만원이 넘지 않는다. 셀러투어를 포함하는 테이스팅 요금은 1인당 80랜드다.

주소 P.O. Box 104, Stellenbosch 7599 문의 021-883-8988 www.neethlingshof.co.za

예술을 사랑하는 와인, 스피어 Spier

스피어는 단순한 와이너리가 아니다. 와인을 맛보고 구입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활동일 뿐, 사람들을 스피어에 와서 자연과 문화 그리고 휴식까지 만끽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지역 아티스트에 대한 후원이다. 아프리카 테마 레스토랑 모요Moyo도 유명하지만 완전함과 조화로움을 뜻하는 숫자 8에서 영감을 얻은 에이트Eight레스토랑은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만 사용한다는 원칙From Farm to Table을 실천한다. 카멜롯 스파Camelot Spa, 레스토랑과 와인 바를 갖춘 스피어 호텔Spier Hotel까지 운영하고 있다. 치타나 독수리를 볼 수 있는 동물 보호 프로그램, 승마나 세그웨이 투어, 헤리티지 투어처럼 다양한 액티비티에 홀렸다가도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된(1767년) 와인셀러에 쌓인 시그니처 피노타지Signature Pinotage(294랜드)를 맛보면 이곳이 스피어임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주소 R310, Lynedoch Road, Stellenbosch, 7600 문의 021-809-1100 www.spier.co.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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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schhoek 프랜치훅

경치가 아름다운 오뜨 카브리에르 Haute Cabriere

프랜치훅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와이너리로 추천을 받은 곳이다. 프랜치훅 마운틴의 고지에 위치한 와이너리의 확 트인 전경은 차가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야외석을 고집하게 만들었다. 셀러 내부의 분위기도 독특해서 테이스팅 외에 투어를 반드시 해볼 만한 곳이다.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를 주재료로 한 와인 생산에 공을 들여 지금은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았다. 1694년 첫 씨를 뿌렸던 창립자 피에르 쥬르당Pierre Jourdan의 이름을 딴 샴페인들도 굴, 생선, 육류 등 메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컬렉션이 폭넓다. 샤르도네로만 만든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이 129랜드. 2007년산 피노누아는 149랜드다.

주소 Francshhoek Pass (R45), Franschhoek 7690, Western Cape

문의 021-876-8500 www.cabriere.co.za

산 좋고 물 좋은 프랜치훅의 샤모니 Chamonix

역시 오랜 전통이 느껴지는 샤모니는 1688년부터 포도농장을 운영하면서 와인뿐 아니라 슈냅스, 생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곳이다. 오 드 샤모니Eau De Chamonix(5~6랜드)라는 브랜드의 물을 판매할 정도로 좋은 물이 있다는 것은 와이너리로서 더 없이 완벽한 조건이다. 주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91년인데 국제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매소드 캡 클라시크Methode Cap Classique 스파클링 와인(145랜드)을 포함해 쇼비뇽 블랑, 샤르도네 와인들이 잘 숙성되어 있다. 18세기에 지어진 대장간 건물이라든가 포도 압착기 등 이곳의 소품과 건물은 유물에 가깝다.

주소 Uitkyk Street, Franschhoek 7690, Western Cape

문의 021-876-8400 www.chamonix.co.za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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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루트의 풍경을 설명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길은 내륙을 가르기도 하고 바다로 뛰어들 듯 해변과 근접하기도 한다. ‘남아공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그것은 남아공 사람들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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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 Route

길 위의 모든 것은 ‘유명’하다

독일에 로만틱 가도가 있다면 남아공에는 가든 루트가 있다. 모슬 베이부터 치치캄마 국립공원까지 내셔널로드 넘버 투(N2)로 연결된 180여 킬로미터의 멋진 드라이브 코스는 클라인 카루1)와 해안 도로를 포함하고 있다. 모든 풍경이 이국적이고 낯설게만 보이겠지만 남아공만의 특별한 생태계와 지형을 알고 나면 ‘허허벌판’이나 ‘이름 모를 식물’이라는 말은 감히 할 수 없게 된다. 내가 모를 뿐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습윤한 기후와 식림으로 수백만년 전에 형성된 ‘화석사구’2)들이 가든 루트에서 만나게 되는 주 지형이다. 모래 언덕이 ‘가든’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탈모증에 걸린 것처럼 수풀 사이로 허연 땅이 보이는 것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수풀 사이에 작은 풀들, 그 풀 사이에 더 작은 식물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물론 그 식물들의 대부분은 핀보스Fynbos3)다.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주로 장식하는 꽃이니 남아공을 여행하는 동안 한 번은 꼭 만나게 된다. 내륙 코스로 이어지던 가든 루트는 동쪽으로 갈수록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바뀐다. 인도양의 바다는 아직 훼손되지 않은 에덴동산이다. 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물개, 고래, 돌고래를 관찰할 수 있다. 많은 날에는 그냥 해변가에서도 고래들이 점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해안도시들은 저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다.

1)카루Karoo는 남아공 내륙 고원지대의 건조한 스텝지역으로 반사막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카루(남카루)·대카루(중카루)·북카루(하이 펠트)로 나눠지며 남아공 영토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2)화석사구Fossilized Sand Dune 모래 언덕의 위치가 고정되어 버린 것.

3)핀보스Fynbos 남아프리카에서만 자란다는 이 독특한 식물은 다양한 모양의 화려한 꽃을 피우는데 그 종류가 1,500여 종 이상이다. 10월경 꽃이 만개하는데 남아공의 국화도 핀보스의 한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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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즈나는 가든 루트를 대표하는 도시다. 천연적으로 형성된 만은 양쪽으로 높게 솟아오른 절벽에 둘러싸여 있어서 기막힌 풍경을 자아낸다. 바다로 연결되는 만의 헤드heads쪽에는 원래 아치형의 바위가 드리워져 있었지만 이후 붕괴되어 그 잔해들이 물속으로 가라앉으면서 암초가 됐다. 이 때문에 나이즈나 헤드 근처의 바다는 항상 파도가 거칠다. 하지만 고래를 보기 위해 배에 오르는 관광객들과 요트에 오른 우리들도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파도 멀미가 아니어도 어차피 멋진 풍경에 머리가 어지러워진 상태였다.

그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곳이 나이즈나 워터프론트였다. 시장과 상점들이 몰린 그곳에서 아이들은 골목 축구를 하고, 노부부들은 저녁 외식을 하기 적당한 식당을 물색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그곳에서 가이드 하니키가 내게 꼭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은 ‘해마’였다. 시장 안 해산물 레스토랑의 주인이 직접 잡았다는 해마는 부엌 안에 숨겨져 있었다. 암컷이 아니라 수컷이 새끼를 배는 특이한 수중 생물이긴 하지만 그런 이유로 해마는 웬만한 수족관에서 꼭 만나게 되는 동물이다. 하지만 그녀가 레스토랑 주인을 졸라가며 그토록 해마에 집착한 이유는 그것이 나이즈나 고유종이자 세계적인 보호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풍경’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거려서는 안 될 세상의 모든 ‘유명有名’한 것들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나는 길 위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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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s in South Africa



Bigger than Big Five!

축구에 해트 트릭이 있고, 등반에도 그랜드슬램이 있듯이, 사파리의 영예는 ‘빅 파이브’에 있다. 사자, 코끼리, 코뿔소, 표범, 버팔로의 5가지 동물을 한번에 조우하는 일은 지리산 천왕봉의 맑은 일출을 영접하는 것만큼이나 ‘삼대의 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남아공 화폐의 디자인에도 빅 파이브가 들어가겠는가. 하지만 내게는 나만의 ‘빅’한 동물들이 있다. 가까이 다가가 직접 만지는 동안 내게로 전해진 동물들의 이야기는 이랬다.

사람들이 좋은 걸 어떡해요! Spotted Dikkop

안녕? 저는 더글라스라고 해요. 점박이 돌물떼새에 속하죠. 저는 원래 사람을 좋아해요. 여기 오는 사람들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이를 발견하면 뒤를 졸졸 쫓아다니죠. 그러면 우리를 돌봐주는 셜린이 저를 쫓아버리곤 해요. 제가 너무 사람들에게 길들여져 있다는 거죠. 그래도 저는 사람들이 친근하고 편안한 걸요. 사람들은 저한테 우스꽝스러운 별명을 붙여 놓았답니다. 두꺼운 무릎 관절때문에 시크니Thicknee라고 부르기도 하고, 남아공에서는 머리가 두껍다고 디콥dikkop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어요. 나는 매력적인 노란 눈동자를 가졌으니까요. 2만 평방미터가 넘는 우리의 에덴에는 250종이 넘는 3,800여 마리의 새가 살고 있어요. 2005년부터 식구들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리, 앵무새, 학, 비둘기, 원앙, 플라밍고도 있고 부채머리를 한 희귀한 새들도 함께 살고 있죠. 하지만 저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을 거예요. 제가 먼저 당신을 찾아낼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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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용 원숭이요? 꿈도 꾸지 마세요 Capuchin

먼저 말해 두고 싶은 사실이 하나 있어요. 원래 우리 원숭이는 애완동물로 적당하지 않다는 이야기요. 새끼는 어떤 동물이든 귀엽죠. 하지만 우리에게 숲의 본성을 없애 버릴 수는 없어요. 자라면서 말썽을 피우고 하루에 10번 이상 배설을 하면 대부분 견디지 못하고 유기해 버리고 말아요. 그러니 아예 처음부터 애완용으로 생각을 말아 달라는 거죠. 여기 멍키랜드에 있는 원숭이들의 대부분이 그렇게 오갈 데 없어진 경우예요. 여우원숭이, 갈라고원숭이, 흰목꼬리감기 원숭이 등인데 어떤 것은 전세계에 400마리밖에 남아있지 않아요. 그중에는 우리에서 사느라 한번도 나무에 올라가 보지 못한 녀석도 있어요. 정말 불쌍하지 뭐예요. 우린 서로 경계가 심하지만 항상 먹이가 풍족해서 싸울 일이 없어요. 그래도 워낙 장난을 좋아하니,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www.monkyland.co.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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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깨우지 말라니까! Nile Crocodile

어허, 왜 이렇게 예의가 없나요? 지금은 고작 아침 9시밖에 되지 않았다고요. 한낮에 수온이 올라가기 전까지는 꼼짝달싹하기 싫단 말예요. 기자 양반이 아무리 ‘악어와의 다이빙’을 꿈꾸며 물속으로 들어와도 나는 지금 졸릴 뿐이라고요. 사실 저런 체험 프로그램을 맨 처음 시작한 곳이 우리 캉고 와일드라이프 랜치Cango Wildlife Ranch이긴 하죠. 저도 물 속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싫지는 않아요. 이렇게 이른 시간이 아니라면요. 그래도 먹이 주는 시범이라면 움직여 볼 만해요. 높이 점프를 해야 하는 일이 귀찮기는 하지만 케이지 속에 들어가 ‘그림의 떡’인 당신보다야 훨씬 나으니까요. 오늘 내가 게으른 건 좀 미안하지만 우리 캉고 와일드라이프 랜치에는 저 말고도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으니 좀 돌아다녀 보라고요.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새들은 어때요?

아직은 아기니까 괜찮아요. Cheetah

내가 살고 있는 오츠혼의 캉고 와일드라이프 랜치는 사람과 동물과의 ‘미팅’을 주선해 주는 곳이죠. ‘로보’라는 이름의 화이트 벵갈호랑이나 표범도 꽤 인기가 있지만 우리 아기 치타들을 따라잡을 수는 없어요. 제 형제들의 이름을 소개해 볼까요? 미니, 미키, 마일로, 마야라고 해요. 우리는 태어난 지 고작 두 달밖에 되지 않았어요. 자연상태에서 120년을 산다고 하니 살날이 까마득하죠. 헤헤. 우리보다 5개월 먼저 태어난 호랑이 로보는 40kg이나 되지만 창피한 줄도 모르고 레인저들의 손가락을 연신 빨아대요. 다른 동물원에서는 우리 같은 맹수들을 만날 때 최창살을 사이에 두어야 하지만 여기 캉고 와일드라이프 랜치에서는 아기 맹수들에 한해서는 사람들이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고, 같이 기념사진도 찍게 해줘요. 물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레인저 형, 오빠들이 우루루 동행하니 걱정은 붙들어 매세요.

타조는 아낌없이 주는 새랍니다 Ostrich

우리는 눈이 뇌보다 크답니다. 뇌가 작은 게 아니라 눈이 큰 거라고요! 그래서인지 눈을 가리면 위험도 사라진다고 믿곤 하죠.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비웃지만 우리는 아낌없이 주는 새에요. 타조 고기는 붉어서 마치 쇠고기와 비슷하고 콜레스테롤이 0.3%밖에 없는 건강식이랍니다. 1년에 한번씩 채집할 수 있는 깃털은 먼지가 잘 묻지 않고 세탁도 가능해서 예전에는 멋진 숙녀들의 장식품이었죠. 가죽은 핸드백이나 지갑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넉넉해요. 게다가 또 알은요, 달걀 22개와 맞먹는 크기에 속이 꽉 찬 상태에서는 무려 220kg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지요. 옛사람들은 물통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지금도 조명등의 소재가 되기도 하죠. 뉴질랜드 하면 ‘양’들이 떠오르듯이 남아공 하면 ‘타조’가 떠오를 정도로 많은 타조들이 살고 있었지만 몇 해 전 조류 독감이 돌았을 때 엄청난 숫자가 살처분되고 말았어요. 오츠혼은 ‘세계 타조의 수도’라고 불리기도 하거든요. 지금도 이 지역 450개의 타조 농장의 휑한 모습을 볼 때마다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Monkey Land & Birds of Eden | 주소 P.O. Box 1190, Plettenberg Bay, 6600 문의 www.birdsofeden.co.za www.monkeyland.co.za

캉고 와일드라이프 랜치 |

주소 PO Box 559, Oudtsh oorn, 6620 문의 044-272-5593 www.cango.co.za 요금 일반 입장료 성인 110랜드, 악어와의 다이빙 280랜드

캉고 타조 농장 | 가이드 투어 오전 8시~오후 4시40분, 45분간 진행 문의 044-272-4623 www.cangoostrich.co.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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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사람들은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아침 7시면 어른들을 일을 시작하고 아이들을 학교 운동장을 뛰어다닌다. 부지런히 삶을 일구는 사람들의 풍경이 차장 밖으로 오랫동안 흘렀다

Tsitsikamma National Park 치치캄마 국립공원

책임여행의 공동체, 스톰스리버 빌리지

처음엔 아주 생뚱맞은 곳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도시도 아니고 바닷가 마을도 아닌, 산중의 작은 마을 ‘스톰스리버 빌리지Stormsriver Village’였다. 양옆으로 띄엄띄엄 도열한 두 줄의 건물들은 우리가 묵을 호텔, 레스토랑, 영업 중인지 아닌지 도통 알 수 없는 공예품 숍 등이었다. 개발되지 않은 것 같은 분위기는 마을이 치치캄마 국립공원에 속하기 때문이다. 치치캄마는 ‘물이 많은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동서로 뻗은 산줄기에서 여러 갈래의 강물이 태어나 깊은 골짜기를 타고 흘러 바다로 몸을 숨긴다. 비가 귀한 건조한 땅에서 물이란 ‘축복’의 다른 이름이었을 것이다. 그 넉넉한 물줄기 중 하나가 스톰스리버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부근의 해안산책로는 풍경이 기막혀서 트레킹 코스로 개발됐다. 방향을 틀어가며 길게 연결된 서스펜션 브릿지는 아찔하면서도 후련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이 작은 마을이 깊이 각인된 이유는 따로 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투어 프로그램은 캐노피 투어1)인데, 이 투어를 실시하는 ‘스톰스리버 어드벤처’사는 남아공에서 가장 모범적인 공정여행, 책임여행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어의 수익으로 인근 지역에 사는 200여 명의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웃에 위치한 치치캄마 빌리지 인Tsitikamma Village Inn2)에서도 지역 아이들의 점심 도시락을 챙길 때가 많다. 처음 스톰스리버에 도착했을 때 느낀 묵직한 평화에는 그런 이유들이 있었다. 또 앞서 소개했던 잔과 앤 부부가 운영하는 ‘더 엘비스’가 있는 곳이 바로 치치캄마다. 작은 마을이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큰 것은 치치캄마의 자연이 준 선물임이 분명하다.

1)캐노피투어 Canopy Tour 자연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무 사이에 와이어를 연결하거나 다리를 놓아 공중에서 이동하며 숲을 탐방하는 친환경 여행 방법이다. 각 나무에 설치하는 플랫폼도 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짚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돼 문경과 제주에서 경험할 수 있다.

2)치치캄마 빌리지 인 Tsitikamma Village Inn 벌목공들의 숙소가 있던 자리에 옛 건물들을 허물고 26개의 빌리지룸과 16개의 스위스 스타일 로그하우스, 그리고 7개의 반Barn으로 구성된 총 49개 객실의 리조트를 세웠다. 다양한 콜로니얼 건축 양식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소 Darnell Street, Storms River, Tsitsikamma,문의 042-281-1711 www.tsitsikammahotel.co.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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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치캄마 국립공원은 숲과 해변으로 이뤄져 있다. 포효에 가까운 파도를 바로 곁에 두고 평화롭게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더 빛나 보이는 오후 2 게임 롯지의 사파리는 정말 ‘게임’처럼 중독성이 있다. 차를 탈 수도 있고, 말을 탈 수도 있고, 코끼리를 탈 수도 있고, 그냥 걸을 수도 있다 3 럭셔리 캠핑을 뜻하는 글램핑Glamping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부펠스드리프트의 텐트 내부

Buffelsdrift Game Lodge 부펠스드리프트

지상에서 가장 럭셔리한 밤

5ha 크기의 연못을 삥 둘러싸고 있는 부펠스드리프트는 본관격인 롯지 한 채와 여러 동의 텐트가 전부였다. 조촐한 모양새로 봐서는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았지만 막상 텐트 내부를 둘러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샤워 시설은 물론이고 새하얀 욕조와 가운, 에어컨과 전자담요, 심지어 텐트 앞 나무 데크에는 조그마한 야외 수영장과 선베드가 있었다. 게임 롯지의 게임은 사파리를 뜻한다. 게임이란 게 반복적이고 중독성이 있다는 점에서 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다. 클레인 카루Klein Karoo의 저지대를 무대로 하는 사파리는 1회성이 아니다. 말을 타는 방법, 전용차를 타는 방법 그리고 걸어서 돌아다니는 방법도 있고, 아프리카 코끼리를 타고 연못 주변을 산책할 수도 있다. 항상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레인저들이 동행하며 단련된 감각으로 동물들을 찾아내고 길을 안내한다.

주소 P.O. Box 268, Oudtshoorn, 6620 요금(2인 동숙시 1인 요금, 조식 포함) 1박 1,650랜드, 1박+디너+액티비티 1가지 1,980랜드 1박+디너+액티비티 2가지 2,190랜드 액티비티 요금(성인) 부시 사파리 350랜드, 코끼리 사파리 550랜드, 승마 사파리 350랜드, 짚 사파리Sundowner Safari 400랜드 문의 044-272-0000 www.buffelsdri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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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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