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깊은 상처 곤두세울 털도 없이
더께 껴
비루먹은 몸
박제되어 갑니다.
블랙홀 소용돌이 에돌아서 피했지만
오가는 자동차들 곡예 하듯 스쳐 가는
아찔한 순간, 순간은
숨이 턱턱 멈춥니다.
지상의 끝 간 데쯤 눈을 감고 웅크릴 때
심장에서 새는 피가 잔등 위에 그린 장미
그 꽃잎 바로 뒤편에
이정표가 있습니다.
경적의 여운들이 동동걸음 치는 곳에
왔다 가는 전조등이 어둠 몇 술 들어내고
눈을 뜬
개밥바라기
밝은 손을 내밉니다.
2022-01-03 3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