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법천사지에 있던 ‘국보’ 고려 승탑
일제강점기 서울·오사카로 잇단 반출
한국전쟁 때 파손돼 시멘트·철근 덧칠
문화재청, 보존처리 작업 5년 만에 끝복원 장소는 원위치·전시관 등 논의 중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5년간의 복원을 마치고, 원래 있던 강원 원주로 귀향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문화재보존과학센터 관계자가 탑신석 표면 보정 작업을 하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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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일 “2016년부터 진행한 지광국사탑 보존 처리 작업을 최근 완료했으며, 연구 결과를 담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Ⅲ’ 보고서를 발간해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은 강원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에 세워졌던 고려시대 국사(國師) 해린(984~1070)의 승탑이다.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장식으로 역대 가장 개성적이고 화려한 승탑으로 평가받는다.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5년간의 복원을 마치고, 원래 있던 강원 원주로 귀향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보존 처리를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기기 이전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 뒤뜰에 놓여 있던 지광국사탑.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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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 처리는 모르타르를 걷어 내고, 결실된 부재를 새로운 석재로 제작하며, 유리건판과 실측도면을 바탕으로 결실 부분의 도상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전체 29개 부재 중 19개에 대해 부분적으로 신석재를 사용했으며, 옥개석과 앙화(꽃이 위를 쳐다보는 모양의 조각), 보륜(탑 상륜부 원형 모양의 부재) 등의 부재는 절반 정도를 신석재로 복원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신석재는 지광국사탑이 있던 원주에서 채석해 탑이 조성될 당시 석재와 가장 유사한 재료를 사용했다. 탑신석 사리공(사리를 넣는 구멍)에서 발견된 옥개석 파손 부재 조각과 법천사지에서 발굴된 하층 기단 갑석(돌 위에 포개어 얹는 넓적한 돌) 조각도 원래 위치에 복원했다.
단장은 마쳤으나 지광국사탑의 귀향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2019년 문화재위원회가 원주로 이전 결정을 내렸지만 정확한 복원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천사지 내 원위치에 놓는 방안, 이 자리에 보호각을 세워 복원하는 방안, 사지 내 건립 중인 전시관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문화재청 이종희 유형문화재과장은 “원주시와 긴밀히 협의해 지광국사탑을 가장 잘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1-01-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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