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여주려 한다, 삶의 변주곡

다시 보여주려 한다, 삶의 변주곡

입력 2013-11-01 00:00
업데이트 2013-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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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립플라멩코발레단 안토니오 나하로 감독

‘스페인의 열정으로 피워 올린 두엔데(황홀경)를 만난다.’

2011년 내한 이후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던 스페인 국립플라멩코발레단(BNE)이 관능 넘치는 플라멩코로 다시 한국 관객을 유혹한다. 오는 6~10일 LG아트센터에서 다채로운 리듬, 감정의 스펙트럼으로 요동치는 스페인 춤의 세계로 안내한다.
안토니오 나하로
안토니오 나하로


35년의 역사를 지닌 BNE는 플라멩코, 볼레로, 판당고 등 모든 종류의 스페인 춤을 구사하며 스페인국립무용단(CND)과 더불어 스페인을 대표하는 무용단이다. 2011년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예술감독으로 발탁되며 화제를 모은 세계적인 안무가 안토니오 나하로(38)는 전통과 혁신 사이를 영민하게 조율하며 BNE를 이끌고 있다. 지난 30일 중국 공연 중이던 나하로 감독을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마드리드 출신으로 7세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 15세 때부터 전 세계를 돌며 스페인 춤의 매력을 알려온 그는 “스페인인들에게 플라멩코는 춤의 한 종류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플라멩코를 출 때는 몸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면에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도 함께 끄집어내 무대에 구현합니다. 때문에 플라멩코를 추고 감상한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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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춤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스페인 국립플라멩코발레단(BNE) 무용수들의 몸짓. LG아트센터 제공
스페인 춤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스페인 국립플라멩코발레단(BNE) 무용수들의 몸짓.
LG아트센터 제공


15세기에 태어난 플라멩코가 지금까지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그는 “플라멩코 자체가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양하게 변주하는 춤이기 때문”이라며 “더구나 우리 무용수들이 지닌 고도의 댄스 테크닉에 섬세하고 세련된 표현력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민족·나라의 경계와 상관없이 세계인들이 순수한 예술로서 플라멩코가 지닌 아름다움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BNE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스위트 세비야’와 ‘그리토’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스위트 세비야’는 ‘시대를 초월해 모든 스페인 춤을 소화할 수 있다’는 BNE의 자신감과 목표를 보여 주는 공연이라면, ‘그리토’는 ‘플라멩코의 맨얼굴을 보여 주는 완벽한 쇼’다.

나하로 감독은 피겨 스케이트계에서도 알아주는 안무가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그는 자신이 안무를 짠 ‘플라멩코’로 프랑스 아이스댄싱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빙판 위에서도 명성을 떨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을 진정한 플라멩코 댄서로 완벽히 단련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모든 움직임뿐 아니라 눈빛에서조차도 플라멩코의 정서를 담을 수 있게끔 오랜 시간 맹연습하고 그 결과를 얼음 위로 옮깁니다. 플로어에서 추는 플라멩코가 불처럼 강렬하고 묵직하다면, 얼음과 공기를 능란하게 다뤄야 하는 아이스링크에서는 완전히 다른 에너지가 쓰이죠. 하지만 아이스링크든, 극장에서든 플라멩코만이 지닌 에너지와 정신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게 제 목표예요.” 4만~12만원. (02)2005-0114.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3-11-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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