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을 구매한 당신 사회공헌도 함께했군요

미술 작품을 구매한 당신 사회공헌도 함께했군요

입력 2014-04-02 00:00
업데이트 2014-04-02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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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행복의 발견’전

“7년 전 울산에서 서울로 상경했을 때 지하철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어둡고 천편일률적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그렇게 살고 있더라고요. 이때부터 사소한 주변의 것들을 포착해 강렬한 색감으로 경쾌하게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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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왼쪽), 명가을 작가. 결혼을 약속한 두 신진 작가들은 미술 소비문화를 사회공헌 활동과 짝짓기 위한 대한적십자사의 제안에 기꺼이 동참했다.
정도영(왼쪽), 명가을 작가. 결혼을 약속한 두 신진 작가들은 미술 소비문화를 사회공헌 활동과 짝짓기 위한 대한적십자사의 제안에 기꺼이 동참했다.
회화를 전공한 신진 작가인 정도영(32)씨는 이렇게 말한다. 도예를 전공한 명가을(30) 작가가 구워낸 도자기에 색을 입혀 배트맨, 원더우먼, 토르와 같은 영화 캐릭터부터 레이싱 선수, 추리닝맨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의 표정을 경쾌하게 그려낸다. 푸른 초원에서 마냥 웃고 있는 여유로운 사람들의 익살스러운 표정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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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 명가을 작가의 도자작품 ‘노마디즘’(nomadism). 현대사회에서 나타난 유목적인 삶과 사유를 경쾌하게 표현했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제공
정도영, 명가을 작가의 도자작품 ‘노마디즘’(nomadism). 현대사회에서 나타난 유목적인 삶과 사유를 경쾌하게 표현했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제공
홍콩 크리스티 경매와 국내 아트페어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온 두 작가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5년간 함께 작업하며 무려 1000여명의 모습을 도자기에 담아왔다. 원형을 떠 가마에 굽고 채색·유약 작업을 거쳐 다시 가마에 들여놓는 도자 작업에 흠뻑 빠져 산다. 이들은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그림손갤러리에서 열리는 ‘행복의 발견’전을 통해 새로운 실험에 동참한다.

대한적십자사와 한국미술경영연구소가 주관하는 전시에서는 기본경비를 제외한 작품구매 수익금 전액이 대한적십자사에 그대로 기부된다. 예전 나눔전시와 달리 구입자의 이름으로 기부가 이뤄져 연말정산 등 다양한 소득공제 혜택을 챙길 수 있다.

두 작가의 협업 작품들은 해학적이다. 과장된 표정과 색채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물질에 대한 욕망이나 소유를 추종하는 삶의 의미를 되묻는 듯하다. “현대사회와 사회를 구성한 사람들의 관계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리고 도자기가 갖고 있는 속성을 작품의 의미와 결합시켰죠. 도자기는 화려하지만 동시에 작은 충격에도 산산이 조각날 수 있는 이중성을 지녔어요. 아슬아슬한 삶의 모습이죠.”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유망 작가를 발굴, 후원하는 한편 미술작품 소비가 사회공헌 기부활동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별한 계층의 특별한 소비행위로 여겨지는 미술 소비문화의 저변을 확산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4-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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