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희곡 당선소감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희곡 당선소감

입력 2012-01-03 00:00
업데이트 2012-01-03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가지 않았던 그 길… 그것은 예정된 우연

나는 산에서 어느 정도 익숙하고 편한 느낌의 길을 만날 때면 바로 낯선 길로 눈을 돌린다.
이미지 확대
하우 (본명 신광수)
하우 (본명 신광수)


이때는 주로 샛길이나 풀이 무성하고 사람들의 발자취가 적은 오솔길을 택한다. 그 때마다 길이 끊겨 낭떠러지를 만나거나 아니면 목적지까지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낭패를 겪고 종종 후회하지만 그 순간뿐, 같은 상황에 다시 서면 선택은 동일하다. 왜냐하면 낯선 길에서 느끼는 두근거림과 짜릿함의 재미를 일찍이 맛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의 갈림길에서는 한참 동안 고민하고 망설였다. 풀이 무성하고 거친 돌길보다 결국 사람들의 자취로 잘 다듬어진 길로 발길을 떼며, 내가 선택한 길이 새로운 길을 더하여 돌고 돌아 ‘가지 않았던 그 길’과 다시 이어질 것을 꿈꿨다. 그 후 길 위의 시간은 마냥 흘렀고 나도 일상에 젖어 갔다.

그러던 중 “시간이 지나가면 뭐든 되어 있겠죠.”라며 꿈꾸기와 선택하기를 거부하는 열아홉 청춘에게 “난 마흔이 되기 전에 내 작품을 대학로 무대에 올리는 꿈을 가지고 있다.”라고, 본(本)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툭 하고 뱉어버린 선언은 나의 새로운 길을 다시 찾게 만들었고, 결국 ‘가지 않았던 그 길’과 만나게 했다. 그것은 예정된 우연이었다.

먼저 판도라 상자를 열어보게 한 국립극단의 이영호 선생님, 우상전 선생님, 두 분의 이름은 제 가슴에 오롯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길에 나침반이 되어준 차근호 작가님, 최원종 작가님, 강석호 작가님, 선욱현 작가님, 라푸푸서원의 문우(文友)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미흡한 글을 세워 제게 새로운 꿈을 갖게 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당신께서 주신 뜻밖의 행운을 더욱 정진하고 건필(健筆)하라는 의미로 되새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아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부모님, 나의 자랑 희서와 유주, 그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헛헛해지는 아내 박석향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 약력

1973년 서울 출생. 2000년 성균관대 졸업(국문·한문 전공). 2012년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예정

2012-01-03 40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