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거미·멜로망스… 폭염 찢은 제천의 함성

박정현·거미·멜로망스… 폭염 찢은 제천의 함성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3-08-06 18:34
업데이트 2023-08-06 23:3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한여름밤의 ‘지역 상생 축제’

지역 영수증으로 공연 티켓 교환
국내 톱가수 총출동… 1만명 떼창
‘5000석 매진’ 공연장 밖서도 즐겨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전야 행사
개막작 영상·OST 공연 더해 풍성

이미지 확대
지난 5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상생 영수증 콘서트’ 공연 중 객석 5000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이 가수 거미의 열창을 지켜보고 있다. 제천 박지환 기자
지난 5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상생 영수증 콘서트’ 공연 중 객석 5000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이 가수 거미의 열창을 지켜보고 있다.
제천 박지환 기자
“남의 얘기 같던 설레는 일들이/내게 일어나고 있어/나에게만 준비된 선물 같아/자그마한 모든 게 커져만 가/항상 평범했던 일상도/특별해지는 이 순간”

인기 그룹 멜로망스의 보컬 김민석이 정동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선물’을 노래하는 순간 어둠에 잠긴 객석에서 ‘핑거 라이트’(손가락에 끼우는 LED 조명)가 반딧불마냥 하나둘 빛을 밝혔다.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한여름밤 달달한 화음을 연출했다.
이미지 확대
5일 충북 제천 세명대 야외특설무대에 마련된 ‘2023 대한민국 상생 영수증 콘서트’ 무대에서 멜로망스가 히트곡 ‘선물’을 부르고 있다. 제천 박지환 기자
5일 충북 제천 세명대 야외특설무대에 마련된 ‘2023 대한민국 상생 영수증 콘서트’ 무대에서 멜로망스가 히트곡 ‘선물’을 부르고 있다.
제천 박지환 기자
지난 4~5일 ‘2023 대한민국 상생 영수증 콘서트’가 열린 충북 제천 세명대 야외특설무대. 한낮의 폭염이 잦아든 저녁 시간 YB, 김범수, 백지영, 박정현, 멜로망스, 거미, 김윤아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펼친 공연에 1만여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서울신문과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공동 주최한 이번 공연은 오는 10일 개막하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전야 행사이자 지역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기 위해 준비된 ‘영수증이 티켓인 콘서트’다.

누구나 제천 지역에서 사용한 4만원 이상의 영수증만 있으면 공연 티켓(5만원)과 교환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전체 콘서트 예매 1위를 기록하며 5000석 규모의 좌석이 매진돼 공연장 밖에서 노래를 듣는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박정현이 지난 4~5일 펼쳐진 무대에서 히트곡을 선보였다. 제천 박지환 기자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박정현이 지난 4~5일 펼쳐진 무대에서 히트곡을 선보였다.
제천 박지환 기자
부모님과 초등학생 자녀까지 가족 여섯 명과 공연장을 찾은 육동호(44)씨는 “공연 소식에 평소 쓴 영수증을 모아 참여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뜻깊은 공연”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조솔아(23)씨는 “친구들끼리 아티스트 라인업이 미쳤다고 말할 정도로 화려해 관심이 갔다”며 “영수증을 입장권과 교환하고 공연장 주변 푸드트럭과 프리마켓에서 쓸 수 있는 1만원짜리 쿠폰도 받아 사실상 무료로 공연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첫날 오프닝 무대를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삽입곡(OST) ‘나타나’로 연 김범수는 “한낮의 더위를 날려 버리자”며 함성을 이끌어내면서 텐션을 올렸다. 히트곡 ‘그때가 좋았어’를 부른 케이시는 수줍은 목소리로 “영수증 콘서트에서 여러분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면서 “여러분, 제 설레는 마음이 전달됐나요”라며 분위기를 돋웠다.
이미지 확대
‘드라마 OST의 여왕’ 백지영이 지난 4~5일 펼쳐진 무대에서 히트곡을 선보였다.  제천 박지환 기자
‘드라마 OST의 여왕’ 백지영이 지난 4~5일 펼쳐진 무대에서 히트곡을 선보였다.
제천 박지환 기자
첫날 공연의 헤드라이너였던 28년차 대한민국 대표 록밴드 YB의 무대는 열광 그 자체였다. 윤도현이 ‘나는 나비’, ‘사랑했나봐’, ‘흰수염고래’를 부르자 객석은 ‘록’의 열기에 흠뻑 취했다.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앙코르 곡으로 열창하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떼창’에 동참했다.

YB는 “지난해 강릉 영수증 콘서트에 이어 올해도 흔쾌히 참여했다”면서 “이런 좋은 취지의 공연이 전국에서 더 생겨나기를 기대하며 열정적으로 함께한 제천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영수증 콘서트에서는 음악과 영화가 하나로 어우러졌다. 공연장 대형 스크린에는 올해 19회를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개막작 ‘뮤직 샤펠’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해 최연소 우승한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소재로 다룬 다큐멘터리 ‘크레센도’ 등 기대작 영상이 인트로로 소개됐다.
이미지 확대
본캐(김경욱)보다 ‘부캐’로 유명한 다나카가 지난 4~5일 펼쳐진 무대에서 히트곡을 선보였다.  제천 박지환 기자
본캐(김경욱)보다 ‘부캐’로 유명한 다나카가 지난 4~5일 펼쳐진 무대에서 히트곡을 선보였다.
제천 박지환 기자
출연 가수들이 부른 영화 OST 음악도 화제가 됐다. 가수 거미는 “영수증 콘서트를 통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영화 ‘님은 먼곳에’(2008) OST인 ‘님은 먼곳에’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고 박정현은 영화 ‘러빙 빈센트’(2017)에도 나온 싱어송라이터 돈 매클레인의 명곡 ‘빈센트’로 갈채를 받았다.
이미지 확대
특히 둘째 날 무대를 꾸민 멜로망스의 김민석은 목발을 짚고 나온 불편한 몸으로도 ‘You’, ‘동화’, ‘찬란한 하루’, ‘사랑인가 봐’ 등 히트곡을 편안한 모습으로 부르며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김민석은 “얼마 전 다리를 다쳐 지난주까지 목발 두 개에 의지하다 이 주에는 하나로 업그레이드됐다”며 “오늘 여러분과 함께 동화같이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멜로망스 팬이라는 강민지(29)씨는 “멜로망스 공식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영수증 콘서트 일정을 보고 서울에 사는데도 급히 제천에서 영수증을 마련했다”며 “영수증 콘서트가 멜로망스가 가진 긍정적 에너지와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천 안동환 전문기자
2023-08-07 13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