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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거장 연출의 ‘힘’…한국 스타 연기의 ‘맛’

호주 거장 연출의 ‘힘’…한국 스타 연기의 ‘맛’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4-04-25 01:36
업데이트 2024-04-2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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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월 LG아트센터 연극계 화제작 ‘벚꽃동산’ 공연

고전 재해석 이름난 스톤 감독
체호프 원작을 국내 배경 각색
시대 변화에 따른 갈등 그려내
“희망·절망 넘나들기 적합한 곳”

전도연, 27년 만에 연극 무대로
“스톤의 ‘메디아’ 보고 고민 떨쳐”
박해수, 강약 연기 빠르게 전환
“로파힌 역할에 대해 로망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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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사진)이 연출하는 연극 ‘벚꽃동산’이 오는 6월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국내 정상급 배우인 전도연과 박해수가 연기 호흡을 맞추며 올해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기대감을 키운다. ⓒ라인하르트 베르너 제공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사진)이 연출하는 연극 ‘벚꽃동산’이 오는 6월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국내 정상급 배우인 전도연과 박해수가 연기 호흡을 맞추며 올해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기대감을 키운다.
ⓒ라인하르트 베르너 제공
안톤 체호프(1860~1904) 4대 희곡 중 하나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 군상을 그린 걸작 ‘벚꽃동산’이 한국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 작가의 원작을 호주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 배우가 연기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벚꽃동산’은 전도연(51), 박해수(43) 등 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올해 연극계 최대 화제작이다. 여기에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사이먼 스톤(40)의 연출까지 더해지며 기대감을 키운다.

“이 작품은 전통과 혁신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만큼 급변하는 사회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멜랑콜리한 정서와 동시에 희망과 절망을 넘나들며 소개하기에는 한국만큼 적합한 곳이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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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연출하는 연극 ‘벚꽃동산’이 오는 6월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국내 정상급 배우인 전도연(왼쪽)과 박해수(오른쪽)가 연기 호흡을 맞추며 올해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기대감을 키운다. LG아트센터 제공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연출하는 연극 ‘벚꽃동산’이 오는 6월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국내 정상급 배우인 전도연(왼쪽)과 박해수(오른쪽)가 연기 호흡을 맞추며 올해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기대감을 키운다.
LG아트센터 제공
지난 22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스톤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체호프의 원작은 1861년 농노해방령 이후 신분사회가 급격하게 동요하기 시작한 19세기 말 러시아의 한 귀족 가문을 포착한다. 그러나 스톤 감독의 연극은 2024년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벚꽃동산’의 아이콘인 ‘류바’는 ‘송도영’으로 이름을 바꿔 전도연이 연기한다. 변화와 진보를 담는 캐릭터 ‘로파힌’은 ‘황두식’으로 재해석해 박해수가 분한다.

“정제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스크린과 달리 연극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전히 관객에게 드러내야 합니다. 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죠. 처음 제안이 왔을 땐 어떻게 해야 ‘비겁하지 않게’ 잘 거절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스톤의 연극 ‘메디아’를 보고는 배우로서 피가 끓었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전도연은 이렇게 말했다. 제작발표회 내내 연극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 전도연은 그걸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로 스톤 감독을 꼽았다. 스톤 감독은 영국 내셔널시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 작품을 올렸던 연출가다. 연극계에서는 그를 “고전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한다. 스톤 감독은 2002년 멜버른 필름 페스티벌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접한 이후 꾸준히 한국 영화·드라마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수리남’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이름을 떨친 박해수는 지난해 같은 공연장에서 연극 ‘파우스트’ 속 매력적인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연기한 바 있다.

스톤 감독은 박해수를 “강렬하지만 연약함도 담고 있는데 그걸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평가했다. 로파힌을 재해석한 황두식으로 분한 소감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갈매기’ 등 체호프의 다양한 작품을 했는데 ‘벚꽃동산’만 제대로 해 보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도 지금도 저는 로파힌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고, 남배우로서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연극 3막에는 로파힌의 아주 상징적인 독백이 나옵니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면 그 대사를 멋지게 소화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오경진 기자
2024-04-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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