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어린이 책] 그림자를 잃어버린 아이들… 누가 훔쳐 갔을까

[이 주일의 어린이 책] 그림자를 잃어버린 아이들… 누가 훔쳐 갔을까

입력 2014-02-15 00:00
업데이트 2014-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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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도둑/임제다 지음/배현정 그림/웅진주니어/120쪽/9000원

“밤은 길고 어두워라. 숨기에는 그만이지. 어둠만이 가득하니 마음대로 놀아보자.”

매일 밤마다 끼익끼익 쇳소리와 함께 놀이터 쪽에서 노랫소리가 스며든다. 검은색 덩어리들이 뭉쳐 여러 아이들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대호는 노랫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림자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악한 기운마저 감도는 검은색 덩어리의 정체는 대체 뭘까.

대호네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아이들의 그림자가 하나씩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공부 잘하고 인기 많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더욱 피곤해졌다. 그림자를 잃어버린 아이들은 그림자가 없어서 어른들에게 감시를 당한다. 그림자가 있는 아이들은 그림자가 있어서 감시를 당한다. 길에는 ‘그림자를 찾습니다’라는 전단이 나붙는다. 사람들은 뒷짐만 지고 있는 정부를 비난한다. 삽시간에 누가 그림자를 훔쳐 갔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공부도 못 하고 인기도 없는 대호의 그림자마저 감쪽같이 사라진다. 놀란 대호가 학교를 빠지자 이번엔 대호가 ‘그림자 도둑’으로 몰린다. 억울한 누명을 쓴 대호는 직접 도둑을 잡아내기로 결심한다.

그림자 도둑의 정체가 밝혀지기까지 추리 동화를 읽듯 마음을 잔뜩 졸이게 된다. 기본기가 잘 다져진 명쾌한 문장이 책 읽기에 가속도가 붙게 한다. 부모의 압박과 강요로 숨 막히는 일상에 갇힌 아이들을 관찰해 온 작가의 문제의식이 위트 있는 상상력과 맞물리면서 재미와 생각거리를 함께 던져주는 동화가 태어났다. 늘 친구들을 괴롭히는 사고뭉치 대호와 보자기를 두르고 하늘을 날겠다는 4차원 소년 호기, 이 두 ‘왕따’가 친구들을 난관에서 건져내는 ‘영웅’이 되는 설정이 통쾌하다. 초등 저학년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4-02-1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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