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나를 담다/이광표 지음/현암사/332쪽/1만 8000원
20세기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천재 화가로 꼽히는 이인성(1912~1950)이 그린 자화상은 모두 눈을 감고 있다. 그의 자화상에는 시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림을 보는 이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화가의 ‘의도된 거부’다. 저자는 일제 치하의 암울한 미래를 드러내기 위해 눈을 감았다는 저항적 해석부터 화가 자신보다 먼저 숨진 아내에 대한 상실감으로 스스로 표현(눈)을 죽인 것이라는 문학적 해석을 동시에 제시한다. 이인성은 서울 북아현동 굴레방다리 밑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은 경찰관이 쏜 오발탄에 맞아 숨졌다.
현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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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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