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속 이미지] 꼬깃꼬깃 모은… 넉살 좋은 일상

[그 책속 이미지] 꼬깃꼬깃 모은… 넉살 좋은 일상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8-01-05 18:16
수정 2018-01-0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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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이재관의 그림일기/이재관 글·그림/고인돌/248쪽/1만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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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동자로, 열렬한 활동가로 살다 전남 곡성 시골에 터 잡고 자연에 기대 사는 자칭타칭 ‘생활예술의 달인’ 이재관씨가 열다섯 해 동안 쪽지에 쓴 그림일기를 묶었다. 소박하고 정갈한 문체의 일기에는 봄의 논둑에 뾰족뾰족 오른 쑥부쟁이처럼, 사월 끄트머리에 소복하게 쌓인 새하얀 탱자꽃처럼, 아련하고 슬픈 빛깔의 복사꽃처럼 이제는 자취마저 희미해지는 아부지, 어무이 잔상이, 고단하지만 정겨운 일상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넉넉한 그의 글에는 호미 한 자루부터 풍로, 고무신에서 술 취한 마을 아재의 넉살 어린 인심을 거쳐 깨 솎는 할매 손에서도 삶의 의미를 읽어내고, 자기만의 예술을 담아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8-01-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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