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인터뷰] ‘선라이즈 선셋’ 비탈리 만스키 감독

[현장 톡톡인터뷰] ‘선라이즈 선셋’ 비탈리 만스키 감독

입력 2010-05-07 00:00
업데이트 2010-05-0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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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달라이 라마 일상 담아”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왼쪽)가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선라이즈 선셋’에서다. 이 영화를 감독한, 러시아 출신의 비탈리 만스키(오른쪽)감독과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그가 만나 본 달라이 라마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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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의 계기를 물었다. 답변은 간단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달라이 라마에 대한 관심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러시아 불교 지도자의 도움으로 1년간 구애를 했고 면담이 성사됐다. 그의 허락을 얻어낸 것은 면담이 시작된 지 딱 1분 만이었다.”

이렇게 촬영은 시작됐다. 영화는 불교 사상을 담아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영화에는 달라이 라마가 ‘겁’, ‘중도’ 등 다양한 불교 용어를 설명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감독은 이 영화가 결코 불교 영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할 뿐, 오로지 진실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종교 지도자를 다룬 영화는 많다. 하지만 나는 예수와 간디 등 이들의 진짜 모습과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있길 원했다. 신화가 아니라 한 인간의 일상을 담고 싶었다.”

영화의 전반부가 달라이 라마의 철학을 소개한다면, 후반부는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감독의 노력이 엿보인다. 지구촌 빈부격차 문제,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해석이 드러난다.

특히 달라이 라마는 영화에서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자원은 고갈된다. 일부 국가들이 저출산의 심각성 때문에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지만 만일 우리가 세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선 안 된다. 차라리 이민정책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척 구체적이다.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는 한국 사회에 시사점이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가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대부분의 생각들은 사실 진부하다. 빈부격차의 심각성, 평화주의 등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다. 감독도 말한다. 그의 주장이 새로울 건 없다고. 하지만 큰 감화를 받은 듯했다. 그래서 물었다. 달라이 라마의 생각이 왜 인상적이었느냐고. 만스키의 답은 간단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I love you)라는 세 단어는 진부할 수 있고 심지어 거짓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은가. 이게 당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13일 개봉.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0-05-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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