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귀화 장훈 “韓 어떤 정권 재일교포 무시”

日 귀화 장훈 “韓 어떤 정권 재일교포 무시”

도쿄 명희진 기자
입력 2025-01-02 00:24
수정 2025-01-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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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오고 싶어 日 온 게 아냐
KBO 도왔는데 올스타전 초대 없어
그 나라 나쁜 점… 은혜·의리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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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제1회 세계한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장훈이 박수 치고 있다. 그는 과거 현역 시절 여러 번 귀화 제의를 받고도 한국 국적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DB
2007년 10월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제1회 세계한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장훈이 박수 치고 있다. 그는 과거 현역 시절 여러 번 귀화 제의를 받고도 한국 국적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DB


재일교포 출신의 ‘야구 전설’ 장훈(85·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일본 귀화 사실을 밝혔다. 1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장훈은 최근 이 신문 인터뷰에서 “몇 년 전 국적을 바꿨다. 지금은 일본 국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때 (한국의) 어떤 정권이 재일교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들이 ‘일본에 자발적으로 왔다’,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며 “재일교포는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다. 일본에서 필사적으로 일하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국적은 한 번은 되돌릴 수 있다”며 “당연히 부모님의 피를 이어받은 재일교포로서 긍지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야구계에 대한 섭섭함도 숨기지 않았다. 장훈은 “20년 넘게 (KBO 총재) 특별보좌를 하고 프로리그를 만들었는데 한국 시리즈나 올스타전 초대는 한 번도 없었다”며 “그 나라의 나쁜 점이다. 은혜도, 의리도 잊었다”고 주장했다.

장훈은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이 일으킨 조선인 학살을 지적하면서도 ‘식민지 근대화론’에 동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일본의 한반도 지배는) 한국에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다만 산케이는 극우 성향 언론으로 인터뷰 과정에서 표현이 다소 과장됐을 가능성도 있다.

1940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그는 1959년부터 1981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0.319, 3085안타, 504홈런, 1676타점을 기록한 전설이다. NPB에서 통산 3000안타의 벽을 넘은 선수는 장훈이 유일하다.

18세 때 국적 변경을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자 그의 어머니가 “조국을 팔면서까지 야구선수가 될 필요는 없다”고 거절한 일화가 유명하다.
2025-01-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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