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베를린 장벽 무너뜨린 ‘위대한 말실수’

[부고] 베를린 장벽 무너뜨린 ‘위대한 말실수’

입력 2015-11-02 23:08
업데이트 2015-11-0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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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당장 발급”… 獨 샤보브스키

의도치 않은 ‘말실수’로 베를린 장벽 붕괴를 촉발시켰던 독일 사회주의통일당 정치국원 귄터 샤보브스키가 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영국 BBC방송은 샤보브스키가 베를린의 한 요양원에서 86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샤보브스키는 1989년 11월 9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출국비자가 누구에게나 발급될 것”이라면서 여행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이탈리아 안사 통신 기자가 “언제부터 효력이 발효되냐”고 물었고, 샤보브스키는 “내가 알기로는…지체 없이…지금 당장”이라고 답했다.

원래 여행 규제 완화는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나서 다음날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발효되더라도 출국비자를 받으려면 절차에 따라 관련 기관에 신청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오해한 기자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긴급뉴스를 전 세계에 타전했다.

뉴스를 본 수천 명의 동독인들은 서독으로 향하는 검문소로 몰려갔고, 동독 경비병들은 서독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이듬해 10월 3일 동독과 서독은 마침내 통일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5-11-0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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