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택 강원대 동물구조센터 소장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에는 사람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생태계 훼손과 밀렵은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존에도 위협이 됩니다.”김종택 강원대 동물구조센터 소장
국내 야생동물구조 공공시설의 효시(嚆矢)격인 강원대 야생동물구조센터 김종택(51) 교수는 야생동물을 보살펴 줘야 하는 이유부터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호랑이가 자취를 감춘 것은 이미 오래 전이고 늑대, 반달곰, 표범, 여우 등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들이 사라진 뒤 복원을 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며 동물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야생동물들은 생물자원으로서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동반자”라면서 “인간은 자연의 정복자에서 수호자로 역할과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나 야생동물보호협회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부상당한 야생동물의 구조 체계와 전문가, 치료장비가 열악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는 단순히 환경부 업무만은 아니고 관련된 여러 부처와 지자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야생동물들이 생활터전을 잃고 거리에 내몰려 달리던 차에 치여 죽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일들은 환경부나 동물구조센터의 노력만으로는 해답을 얻지 못한다.
그는 “지구상에는 약 150만종이라는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는데 학자들은 21세기 초반에 100만여종이 멸종할 것으로 추측한다.”면서 “이럴 경우 하루에 100종씩 사라지는 셈인데 이것이 결국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생동물은 수치로 나타내기 어려운 무한한 가치가 있다.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과 같은 동물을 보호하고 복원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교수는 “야생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이미 훼손된 환경과 밀렵으로 부상당한 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일 또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10-05-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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