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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성형중<상>] 수술 권하는 의사들 믿어도 괜찮을까

[대한민국은 성형중<상>] 수술 권하는 의사들 믿어도 괜찮을까

입력 2014-01-27 00:00
업데이트 2014-01-27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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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건수 부동의 세계 1위

국내 인구 1000명당 성형수술 건수는 13.5건으로 부동의 세계 1위다. 성형 산업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국내 성형 시장에서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병원 간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산부인과 등 성형외과 비(非) 전문의가 성형수술을 위해 메스를 집어드는 사례도 흔한 일이 됐다. 홍보가 과열되면서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는 실적을 자랑하기 위해 수술 환자들의 실제 턱뼈를 유리 기둥에 담아 전시하다가 비난을 받았다. 성형 부작용에 대한 설명 없이 극단적인 성공 사례만 소개하는 병원들의 상술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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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따르면 국내 성형외과 의원 중 성형 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은 745곳이다. 그러나 실제 성형 수술을 하는 국내 의원 수는 전국에 9000곳 이상 되는 것으로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보톡스·필러 등 성형 재료를 사들인 병원 수를 토대로 계산한 추정치다.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산부인과처럼 최근 환자 수가 감소한 전문의나 흉부외과 등 외과 수술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성형수술이 장사가 된다는 소문에 앞다퉈 이곳으로 발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이 2010~2011년 국내 759개 직업군의 현직 종사자 2만 6810명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 성형외과 의사는 평균 9278만원의 연간 수입을 올려 의사 중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비전문의들의 수술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단순히 이권을 빼앗길 수 있어 느끼는 불만이 아니라 실패 위험이 더 커진다는 주장이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전공 선택 뒤 수련의(인턴) 1년과 전공의(레지던트) 3년 과정을 거치면서 의료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얻는 지식이 상당하다”면서 “성형외과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의사들은 수술 실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의대 6년 과정만 마치고 병원을 여는 일반의들의 성형수술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상 의사는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과목의 진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非)전문의나 일반의가 성형수술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성형수술 때는 각 인체 조직의 해부학적 구조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코 성형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질 성형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성형외과 전문의보다 더 잘할 수도 있다”고 반박한다. 다만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님에도 전문의가 진료하는 것처럼 선전하면 위법이다. 성형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형외과 비전문의들이 ‘국제성형외과 전문의’ 등의 존재하지 않는 자격증을 내세워 성형외과 전문의라고 환자를 속이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교묘하게 성형을 유도하는 미끼성 광고도 갈수록 흔해지고 있다. A성형외과는 지난해 말 “본인의 지방으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가공한 뒤 시술부위에 주입해 피부 재생을 촉진시켜 근본적인 피부색까지 개선”이라는 광고를 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임상적 효과의 검증 없이 기대나 추측만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미용 성형수술은 성형외과 전문의만의 고유영역이 아닌 만큼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홈페이지나 검색·배너광고의 연결페이지는 의료광고 사전 심의 대상이 아니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01-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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