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美 대선 때 오바마와 송곳 공방 ‘배관공 조’ 49세에 [메멘토 모리]

2008 美 대선 때 오바마와 송곳 공방 ‘배관공 조’ 49세에 [메멘토 모리]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8-29 15:00
업데이트 2023-08-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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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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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미국 대선 투표를 한 달 앞두고 당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오하이오주 털리도 근처 홀랜드로 거리 유세를 나온 일이 있었다. 털리도에서 배관공으로 일하는 새뮤얼 조 우젤바커(49)가 이곳을 들렀다가 오바마 연방 상원의원(일리노이주)과 얼굴을 맞대게 됐다.

잘 됐다 싶었던 그는 오바마의 부자 증세안이 결국 평범한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에게도 불이익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질문을 하고 5분 남짓 공방을 주고 받았다.

오바마 후보는 “부를 널리 분배할 때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고 답했다가 논란이 됐다. 우젤바커는 오바마의 ‘부 공유 처방식 경제’는 사회주의, 심지어 공산주의와 유사하며 ‘아메리칸 드림’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마침 취재진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어서 둘의 공방은 미국 전역에 고스란히 전달됐고, 우젤바커는 대선 과정에 ‘중산층 보통사람’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공화당 대선 후보 존 매케인(1936~2018) 연방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의 캠페인에 동원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은 ‘기득권 정치인’일 수 밖에 없는 매케인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풀뿌리 운동 보수주의 유권자들로부터 초청을 받아 전국을 돌며 연설했다.

그는 2010년 N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맥케인은 날 이용하려고만 했다난 딱 중간의 미국인 간판이 됐다. 그건 미끼같은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런 우젤바커가 지난달 췌장암 투병 소식을 전하더니 한 달 만에 세상을 등졌다고 AP 통신과 뉴욕타임스·폭스뉴스 등이 28일 전했다. 고인은 오랜 투병 끝에 전날 위스콘신주 소도시 캠벨스포츠의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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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공 조’의 얘기는 여러 모로 최근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올리버 앤서니의 노래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를 연상케 한다.  워성턴 DC의 진보적인 척하는 정치인들이 허울 뿐인 증세로 자신처럼 보잘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백인 노동자들의 삶응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는 주제를 공유하고 있어서다. 지난 23일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첫 토론 중에 앤서니의 노래를 함게 들어보고 있다. AP 자료사진
‘배관공 조’의 얘기는 여러 모로 최근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올리버 앤서니의 노래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를 연상케 한다. 워성턴 DC의 진보적인 척하는 정치인들이 허울 뿐인 증세로 자신처럼 보잘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백인 노동자들의 삶응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는 주제를 공유하고 있어서다. 지난 23일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첫 토론 중에 앤서니의 노래를 함게 들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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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배관공 조 :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싸움’이란 책을 출간했던 고인은 상이군인들에게 야외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조직과도 함께 일했다. 또 2012년 오하이오주의 민주당 텃밭 9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서민 경제론’으로 중산층 표심을 잡기 바랐던 공화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득표율 23%에 그치며 참패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공군에 입대해 배관공 기술을 습득했던 그는 정계 진출을 포기한 후 다시 배관공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네 자녀가 있다.

부인 캐티는 “우리들 가슴이 미어진다. 사랑하는 남편, 아버지, 아들, 형제이자 친구를 잃었다. 그는 수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내가 조를 만났을 때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그를 배관공 조로 알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뭔가를 적었고, 그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그냥 조’임을 보여줬다. 그는 질문 하나 던져 대중의 눈에 강렬하게 박힌 뒤로도 사랑하는 이 나라를 위해 좋은 일들을 해내려 애쓴, 보통의 존경할 만한 남자였다”고 돌아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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