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톡톡 다시읽기] 시경을 읽으면 좋은 여섯가지

[고전 톡톡 다시읽기] 시경을 읽으면 좋은 여섯가지

입력 2010-02-01 00:00
수정 2010-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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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 지식이 풍성해지고,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

공자는 시경을 읽으면 여섯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했다(語, 陽貨).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정치를 잘 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된다. 잘못된 일과 불쾌한 일을 빨리 알아차려서 고치게 된다. 사람의 올바른 도리를 알고 행하게 된다. 동식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 요컨대, 시경을 읽으면 세계가 풍요로워지며 생생불식(生生不息)하는 마음의 힘을 회복하여 천지만물과 하나가 되는 우주적 신체가 된다.

① 可以興(가이흥:감흥이 일어난다)

시경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처지와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이런 시를 읽으면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② 可以觀(가이관:정치를 잘 하게 된다)

시경을 읽으면서 우리는 풍부한 삶의 지혜를 얻는다. 내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힘을 얻기도 한다. 시는 정치를 올바로 하는 능력과도 통한다. 그래서 공자는 “시경의 시 삼백편을 외우더라도 정치를 맡겨 주었을 때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시를 많이 외운들 어디에 쓰겠는가.”(語, 子路)라고 하였다.

③ 可以群(가이군:무리와 잘 어울리게 된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래 전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멀리 있는 사람의 느낌과도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시경을 읽으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관계를 조화롭게 이끈다.

④ 可以怨(가이원:잘못을 싫어하게 된다)

시는 너와 나 사이 마음이 통하는 것, 흐름이다. 그런데 욕심과 어리석음 때문에 종종 이 흐름이 막힌다. 마음이 막히니까 생각도 막히고 말문도 막히고 기가 막힌다. 시는 이런 불인(不仁)의 상태를 싫어하고 인(仁)의 상태를 지향하게 된다.

⑤ 邇之事父 遠之事君(이지사부 원지사군:사람의 도리를 알게 된다)

시경을 읽으면 가까이는 아버지를 잘 모시고, 멀리는 임금을 잘 섬기게 된다. 즉 사람의 도리를 올바로 알고 실천할 수 있게 된다. 하물며 3000년 전의 사람과 교감하는 사람이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랴.

⑥ 多識於鳥獸草木之名(다식어조수초목지명:동식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

시경에는 풀 이름, 나무 이름, 새 이름, 물고기 이름, 곤충 이름, 여러 가지 생활용품이나 장신구의 이름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시경 사전이 따로 있을 정도다. 조선시대의 실학자 정학유는 시경에 나오는 동식물을 정리하여 ‘시명다식(詩名多識)’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2010-02-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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