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소행’ 이후] “남측에 밀리지 않겠다”… 北특유 벼랑끝 전술 구사

[천안함 ‘北소행’ 이후] “남측에 밀리지 않겠다”… 北특유 벼랑끝 전술 구사

입력 2010-05-22 00:00
업데이트 2010-05-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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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경대응 방침 배경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북한 당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20일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대변인 성명에 이어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21일 성명을 통해 “전쟁국면”, “남북관계 전면 폐쇄”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천안함 침몰사건 직후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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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감도는 남북출입사무소  북한이 20일 발표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에 대해 반발하며 “대북제재 시 남북관계 전면 폐쇄” 등을 예고한 가운데 21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트럭이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옆의 정지 신호판을 지나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긴장감 감도는 남북출입사무소
북한이 20일 발표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에 대해 반발하며 “대북제재 시 남북관계 전면 폐쇄” 등을 예고한 가운데 21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트럭이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 옆의 정지 신호판을 지나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강경 대응 방침은 합조단이 확실한 물증을 대내외에 공개,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하자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맞선다.’는 북한식 특유의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포토]천안함 ‘北소행’ 결정적 증거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남한이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 등을 제안하는 등 북한을 옥죄려는 흐름에 대해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면서 “검열단 파견을 이례적으로 제안하며 강경에는 초강경 대응 전략으로 남측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강(强) 대 강(强) 샅바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조사결과 발표로 천안함 사건이 국제사회를 비롯한 남북관계에서 밀고 당기는 정치적 영역으로 넘어왔다고 판단, 한반도 긴장 조성과 위협을 반복하며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라면서 “국방위 성명이나 검열단 파견 제의, 조평통 담화 등은 천안함 사건에서 남측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신호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사건 초기와 달리 조사결과 발표 전후로 강경한 입장을 나타낸 데에는 남측이 북한 소행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물을 찾아냈기 때문”이라며 “특히 조사결과 발표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북한의 어뢰 추진체 등이 공개되자 북한도 당황, 적반하장식의 심리전을 구사하려 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북한이 버마(미얀마) 아웅산테러 등을 자행했을 당시에는 남북관계란 것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전면 부인 수준에서 대응했지만, 지금은 정도가 어떠하든 남북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검열단 파견이라는 제안을 내놓고 각종 기구의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며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계속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천안함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 한국 사회의 여론 분열을 노리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강경대응을 펼치는 데에는 내부 및 외부적인 판단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이라면서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국방위 성명을 발표한 것은 북한이 도발하지 않았음을 강조, 내부 결집 효과를 노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제적으로는 조사결과 발표를 묵인할 경우 이를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라며 “특히 남측에 대해선 상급부대가 하급부대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검열단이란 용어를 사용해 자극하는 한편, 남한 내 북한 우호세력들과 연대해 조사결과에 대한 의혹과 음모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만큼 북측의 강경한 입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0-05-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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