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유세’ 불구 원내외 인사들 분당 방문 줄이어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4.27 분당을 재보선 출마를 계기로 당내 역학구도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비주류 그룹마저 손 대표 출마를 “당을 위한 희생”으로 평가하며 전폭적 지원 의사를 밝히는 등 그의 구심력이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손 대표는 ‘나홀로 선거전’을 표방했지만 분당을에는 그간 ‘손학규계’를 제외하고 30여명의 의원들이 한차례 이상 지원차 다녀가는 등 원내외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에 평균 10명 정도의 의원들이 왔다간다고 한다.
비주류 인사 상당수도 금주부터 분당에 상주하다시피 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손 대표의 변화된 당내 입지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분당을 출마 자체로 야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데다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초반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손 대표 측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벌써부터 캠프 주변에 대선 국면에 대비한 ‘보험성 줄대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마저 돌고 있다.
사실 손 대표가 이곳에서 승리한다면 야권 내 차기주자의 위상이 더욱 확고해지면서 힘의 쏠림현상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손 대표측은 이런 흐름이 자칫 세몰이로 비쳐지면 오히려 득표전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서 별도 선대위를 꾸리지 않는 등 ‘조용한 선거’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전 소장이 합류하고 미국에 머물던 측근인 김주한 전 부대변인이 투입되긴 했지만 전략회의 멤버도 현직 의원과 참모그룹 등 핵심 인사 10명 정도로 슬림화했다.
손 대표의 마음을 얻기 위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의 ‘구애 경쟁’도 뜨겁다.
손 대표 최측근인 김부겸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손심(孫心)’의 향배가 판세의 중대변수로 떠오르면서 앞다퉈 지역 연고를 총동원, 선거 지원에 나서고 있다.
분당 거주자인 강봉균 의원은 손 대표의 출퇴근길 인사에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고 개신교 장로인 김진표 의원도 분당내 교회 방문과 동문 모임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유선호 의원 역시 하루에 한번씩 빠지지 않고 분당에 들르고 있다고 한다.
당 핵심인사는 10일 “중립지대에 있거나 타계파 소속의 인사들로서도 손 대표 분당 출마의 여파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의 재보선 성적표에 따라 당내 세력지형이 출렁이며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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