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선거 관여 않겠다” 박원순 “野와 힘 합치겠다”

안철수 “선거 관여 않겠다” 박원순 “野와 힘 합치겠다”

입력 2011-09-07 00:00
수정 2011-09-0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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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자회견 안팎

6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의 한 식당. 200여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긴장한 듯 말없이 물부터 마셨다. 하지만 시종일관 미소는 잃지 않았다. 회견장 단상에는 의자가 두 개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자리에는 안 원장 홀로 앉았다. 한발 늦게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입장하자 취재진이 동석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으나 두 사람은 한사코 이를 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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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안철수(가운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언론의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안철수(가운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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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석한 안 원장은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A4용지를 꺼낸 뒤 “저의 입장 표명이니까 제가 먼저 말씀 드리겠다.”며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안 원장이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박 이사는 단상 옆 취재진 사이로 서서 팔짱을 낀 채 회견을 지켜봤다. 전날 밤 백두대간 종단 행사를 잠정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온 박 이사는 산행 기간 면도를 하지 않아 수염이 덥수룩했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제 삶을 믿어 주시고 성원해 주신 분의 기대를 잊지 않고 제가 아닌 사회를 먼저 생각하고 살아가는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에 시달려 지쳐가는 소중한 미래 세대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고 덧붙였다. 기자들의 질문 몇 가지에 답한 안 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이사와 포옹하며 사진 취재에 응했다. 안 원장은 이어 “심정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이해해 줬던 박경철 원장께도 감사드린다.”면서 최측근인 ‘시골의사’ 박 원장과 포옹했다.

회견에 앞서 안 원장과 박 이사는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20여분간 단독 회동을 갖고 안 원장의 불출마에 전격 합의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라는 큰일을 놓고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합의를 볼 수 있느냐. 이미 회동 전에 두 사람 간 깊숙한 논의가 이뤄졌고,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이면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안 원장은 오후 7시쯤 서울 여의도 자택으로 귀가했다. 서너 차례 초인종을 눌렀지만 한참 동안 인기척이 없었다. 잠시 후 편한 옷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안 원장은 “며칠 동안 잠을 못 잤고 내일 학교도 가야 해서 좀 자야겠다.”며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한 뒤 집으로 들어갔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이뤄진 안 원장과의 문답.

→박 이사와 내년 대선 출마에 대한 얘기도 나눴나.

-전혀 아니다. 시장 선거 문제만으로도 고심하고 있던 참이었다.

→박 이사를 지지하는 걸로 보면 되나.

-제가 국가 공무원 신분이라…. 어떤 다른 것보다 심정적으로 가지신 뜻을 잘 펼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를 지원할 건가.

-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

→불출마 결심의 결정적 계기는.

-자격 있는 분(박 이사)의 출마 의지가 강했다.

→윤여준 전 장관과도 대화했나.

-그분 나름대로 저를 보호하려고 말씀들을 많이 하셨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정계에 나설 생각이 있나.

-학교(서울대)로 돌아간다. 정치하던 사람이 아니어서…. 본업으로 돌아가겠다.

→대선 출마 계획이 있나.

-저는 서울시정에 대해 고민했다. 지난 5일간이 1년 같았다.

안 원장은 지하 1층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자동차까지 이동하는 동안 수십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앞이 전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세종문화회관 앞에 주차된 다른 사람의 자동차에 탔다가 다시 내리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안 원장이 기자회견장을 떠난 뒤 박 이사도 발길을 돌렸다. 박 이사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쪽과 힘을 합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힘을 합칠 수 있으면 합치겠다.”고 말했다.

허백윤·이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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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ikyoon@seoul.co.kr
2011-09-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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