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 결과물 설 전 나와야..국민이 검증”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3일 당 공천개혁과 관련해 “저를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밝혀 그 의미가 주목된다.최근 일부 비대위원의 ‘현 정부 핵심 용퇴론’에 친이(친이명박)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데다 당 일각에서 당 지지도와 5%포인트 차가 나는 현역의원 교체 의견이 나오는 등 인적쇄신의 파고가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박 비대위원장이 기존에 언급하던 인적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대위가 공정한 공천의 틀을 만들고 이에 따라 공천을 진행한 뒤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되는 것이지, ‘이해 당사자’들이 논의 중간에 이러쿵 저러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이날 “그동안 우리 정치는 매번 개혁ㆍ혁신을 한다고 하면서도 번번이 주저앉곤 했는데, 국민 눈높이가 아닌 정치권 내부의 논리를 버리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친이계들의 반발과 관련, ‘정치적 힘겨루기’로 가선 안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인적쇄신 논란에 대해 “우리의 쇄신과 개혁의 결과물을 보고 국민이 검증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는 21일) 설 전까지는 비대위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면서 쇄신 논의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주춤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박 비대위원장의 연설은 친박(친박근혜)계에 대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친박계라고 해서 공천에서 특혜를 누리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얘기다.
김종인ㆍ이상돈 비대위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물갈이’와 관련, “제 기능을 못했으면 친이, 친박계가 관계없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내에서는 ‘원칙주의자’ 박 비대위원장이 공천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친박 인사라 하더라도 감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날 대구에 지역구를 둔 친박 4선 이해봉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박 비대위원장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는 시각도 있다.
친박 관계자는 “‘우리 모두는 쇄신의 주체도 될 수 있고 쇄신의 대상도 될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으로 인적쇄신을 추진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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