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내분..지도부 리더십 시험대
통합진보당의 세력 간 갈등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노출되면서 지도부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당내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한 4ㆍ11 총선의 후보자 조정 문제를 놓고 각 계파 간 입장이 충돌한 것이다.
“잘해봅시다”
1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대표단 신년 기자회견에서 심상정(왼쪽부터)·이정희·유시민 공동대표가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대표단 신년 기자회견에서 심상정(왼쪽부터)·이정희·유시민 공동대표가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갈등은 후보자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 대표단의 조정안이 거부당한 데 대해 유시민 공동대표가 불만을 토로하면서 촉발됐다.
유 공동대표는 1일 당 홈페이지 공개게시판에 글을 올려 “공동대표단의 조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경우가 거의 없었다”면서 “지금 중앙당 지도부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무정부상태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 주체가 조금씩 다른 가운데 하나가 된 우리당을 이끌고 여러 불리한 조건 아래서 의회권력 교체와 원내교섭단체 확보의 목표를 이루려면, 기민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상황에 대해서는 “누구도 전체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가운데 개별적 애당심과 개별적 신념, 개별적 이익이 상황을 지배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오는 4일 후보자 조정 마감일을 앞두고 160여개 지역에서 후보자가 결정됐고, 아직 미정인 20여개 지역 가운데 4곳에 대해 대표단이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러자 유 공동대표는 항의의 표시로 지난 주말께 열린 강원도당, 서울시당, 경북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 공동대표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온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유 공동대표가 대표권한이 막강한 기성정당의 시스템에 익숙하기 때문”이라며 “유 공동대표의 이 같은 행동은 더욱 리더십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갈등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확전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유 공동대표는 “어떤 당 기구의 책임자는 독립기관이라는 것을 이유로 들어 경선규칙과 선거관리와 관련한 당대표의 협의요청을 불쾌하다며 거부한다”고 밝혀 특정 당내 인사들을 겨냥해 문책을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 공동대표의 요구가 어느 정도 관철되면 갈등은 표면적으로 봉합될 전망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야권연대를 통한 총선 선전이라는 점에 3개 계파의 목표가 일치하기 때문에, 총선 전까지 내부 갈등을 덮으면서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