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역구 불출마에도 공천신청 계획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인적쇄신을 위한 ‘용퇴론’이 비등한 상황 속에서도 8일부터 속속 공천신청에 나선다.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한층 강해진 퇴진 압박에도 아랑곳없이 고령ㆍ다선ㆍ중진의원들이 일제히 출마를 강행하자 당내에서는 ‘결단’을 촉구하는 막바지 견제가 고조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의 영남권 중진 의원들은 예외없이 공천신청 대열에 합류했다.
홍사덕(6선ㆍ대구 서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나 내일 오전에 공천신청을 하려고 한다”며 “(박 비대위원장이) 대선 때까지 몇 번은 고비가 있을텐데 그 때 중심을 잡아줄 사람은 역시 다선 중진들”이라고 말했다.
박종근(4선ㆍ대구 달서갑) 의원은 “지역 여론도 잘 나오고 있다. 공천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허태열(3선ㆍ부산 북ㆍ강서을) 의원은 “야권의 도전을 잠재우려면 경륜있는 후보라야 한다.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중진이니 퇴진하라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며 10일 공천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보좌진이 전했다.
이외에도 이경재(4선ㆍ인천 서구ㆍ강화을) 의원과 송광호(3선ㆍ충북 제천ㆍ단양) 의원도 9∼10일 공천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舊) 주류의 중진들도 마찬가지이다.
당 대표를 지낸 정몽준(6선ㆍ서울 동작을) 의원측과 안상수(4선ㆍ경기 의왕ㆍ과천) 의원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신청 계획을 재확인했다.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4선ㆍ서울 은평을) 의원도 공천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당대표인 홍준표(4선ㆍ서울 동대문을) 의원만이 “공천신청을 하지 않겠다. 당에서 필요하면 알아서 판단해달라”며 공천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으나, 그렇다고 불출마 의사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신청 마감 이틀 전인 이날까지도 중진들이 출마의사를 고수하자 결단을 촉구하는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자기희생적 모습에 당내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더 형성될 필요가 있다”며 “영남 중진 의원들도 결단을 내려 고삐가 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중진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큰 역할 못하고 계신 분들이 후배를 위해 물꼬를 터줬으면 하는 바람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4대강 전도사 이재오 의원과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나경원 의원이 출마하는 것은 총선 국면을 위해서 좋지 않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자기 지역구에 나올 후보를 위해 진력하고, 다른 지역구 후보들을 위해 힘써주시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