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황인데 새누리 비대위 독주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8일 “비상상황인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독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정몽준 전 대표가 전했다.정 전 대표는 오후 자신의 지역구(서울 동작을)에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약 40분간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나라가 큰 일이다. 비상상황에서 비대위가 출범했고 이럴수록 당이 정말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비대위가 독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서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가 중요하고 어려운데 박 비대위원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상시국이면 더 상의해야 하는데 왜 저렇게 독단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이 비대위와 박 비대위원장을 비판한 것은 둘째아들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4ㆍ11 총선에서 경남 거제에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잘 되길 바란다. 나도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며 덕담을 건네 그동안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던 두 사람의 관계가 호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김 전 부소장이 지난 6일 공천탈락에 반발, 박 비대위원장을 거세게 비판하고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김 전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향후 관계가 주목된다.
자신의 원래 지역구에 공천이 확정된 정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면서 “이번에 공천을 받았다. 목이 날아갈 뻔 했는데 붙었다”며 우스갯소리를 했고 김 전 대통령은 진수희ㆍ전여옥 의원 등 친이(이명박)계 여성의원들의 공천 여부를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정 전 대표는 이날 방문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이 제 지역의 제일 큰 어르신인데 그동안 뵌지 오래되고 이번에 공천도 받아 인사를 드릴 겸 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