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군님 100일 애도’ 25일 종료

北 ‘장군님 100일 애도’ 25일 종료

입력 2012-03-21 00:00
수정 2012-03-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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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제작 김정일 기록영화 연일 방영 ‘4월 축제’ 띄워 김정은 권력기반 다질듯

북한이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100일 간의 공식 애도를 오는 25일로 마무리한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9일 ‘천안호 사건 2년 행사놀음에 비낀 대결적 흉심’이란 글에서 “3월25일은 우리 군대와 인민이 하늘처럼 믿고 따르던 위대한 어버이(김정일)를 잃은 100일이 되는 날”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100일 추모’ 등을 언급한 적은 더러 있지만 날짜까지 특정하며 애도기간이 100일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적은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00일 간의 애도기간이 끝나는 대로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태양절)과 ‘강성대국 원년’ 선포를 축제 분위기 속에 치르기 위한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00일 동안 김 위원장 유훈을 앞세워 김정은 체제의 권력기반을 다졌다면 애도기간 이후에는 김 주석 찬양으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의 3대 세습에 마침표를 찍으려 할 것이라는 얘기다.

100일 애도기간 종료를 불과 며칠 앞둔 요즘 북한은 김 위원장 찬양과 부각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은 최근 김 위원장 생애와 업적을 다룬 특집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매체 중에서도 최근 특별제작한 기록영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생할 것이다’를 방송시간대까지 조정해가며 연일 방영하는 조선중앙TV가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은 김 주석 사망 당시에도 기록영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영생불멸할 것이다’ ‘위대한 생애 1994’ 등을 제작해 방영한 바 있다.

평일에 오후 5시에 방송을 시작하는 조선중앙TV는 지난 15일 이례적으로 예고까지 하고선 정오에 방송을 시작해 오후 3시부터 새로 만든 기록영화의 제1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인민의 마음속에 영생하리’ 전·후편을 장장 4시간에 걸쳐 방영했다.

16일에도 정오에 방송을 시작해 기록영화를 재방영했고 17일(토요일)에도 내보냈다.

조선중앙TV는 월요일인 19일부터는 오후 3시에 방송을 시작했다. 19일에는 기록영화의 제2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민족의 마음속에 영생하리’와 제3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인류의 마음속에 영생하리’를 연속으로 3시간에 걸쳐 방영했다. 이 기록영화는 20일에도 화면에 등장했다.

15일부터 20일까지 일요일인 18일 하루를 빼고 새 기록영화를 매일 방영한 셈이다.

21일에는 오전에 ‘우리 장군님은 온나라 가정의 어버이’를 방영한 데 이어 오후 3시에는 ‘누리에 빛나는 선군태양 8부’를 방영한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생애, 장례기간 추모행렬, 해외동포 및 외국인사의 조의장면 등을 담은 기록영화를 연일 방영하는 것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김 위원장의 ‘100일 추모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4년 7월 김 주석 사망한 뒤 그해 10월16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00일 중앙추모회’를 개최했었다. 평양방송은 4일 “우리 군대와 인민은 100일 추모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예고했다.

북한은 ‘100일 추모회’를 기점으로 공식 애도를 마무리하고 4월의 ‘태양절’과 ‘강성대국 원년’ 선포를 축제 분위기 속에 치르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애도 기간을 마무리한 뒤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에 초점을 맞춰 사회분위기를 전환해 잔치분위기에서 ‘강성국가’ 진입을 선포하고 김정은 체제를 공식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당대표자회를 4월 중순에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한 데 이어 16일에는 장거리로켓인 ‘광명성 3호 위성’을 4월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4월에 김 주석 100회 생일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광명성 3호’ 발사라는 축포를 쏘아 올려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이런 분위기 속에 당대표자회를 개최해 ‘강성대국 진입’ 선포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기반을 더욱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군부대 시찰에 집중해온 김정은 부위원장도 김 주석 생일을 맞아 방문하는 외국인사 접견 등을 시작으로 공개활동의 폭을 넓히고 황금평 및 나선특구 개발을 비롯한 경제정책에도 본격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갑식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북한은 김일성 생일 행사와 당대표자회 개최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당면 최대과제라 할 수 있는 북미관계 개선과 경제 재건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신중하게 점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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