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실장 임명-기부환경비서관 신설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인사를 단행한 것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이 대통령은 그동안 공석이던 정책실장 자리에 김대기 경제수석비서관을 앉힘으로써 정책 분야를 총괄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일부 자리를 신설하는 등 직제를 개편하고 오랫동안 청와대를 지켜온 참모진을 승진 발령함으로써 조직 안정을 꾀하려고 한 것으로도 보인다.
◇靑 ‘경제 사령탑’ 부활 = 이 대통령은 최근 반 토막이 난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하락 등 각종 경제 지표를 보며 참모진에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나친 불안감도 경계해야 하지만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불안 요인이 더한 게 사실이어서 “최악의 상태를 대비해 놓고 잘 챙겨야 한다”며 선제적인 대응 체제를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고도 한다.
이 때문에 백용호 전 정책실장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12월 물러난 뒤 8개월 동안 공석이던 정책실장을 채웠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럽발 경제 위기 등에 대해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면서 “19대 국회가 개원했고, 앞으로 대선 관리 등의 업무가 많아서 정책 조정 및 국정 과제 마무리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실장은 경제 뿐만 아니라 고용ㆍ복지, 교육ㆍ문화, 미래전략, 녹색성장까지 관할하게 된다.
◇인사기획관ㆍ기후환경비서관 신설 = 수석비서관급인 인사기획관으로 승진한 김명식 인사비서관은 현 정부 청와대를 출범부터 줄곧 지켜온 ‘원년 멤버’다.
청와대 인사에서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논란이 일고, 총리ㆍ장관 후보자 등이 낙마하면서 위기도 겪었지만 그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그만큼 이 대통령이 외부에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입이 무거운 김 비서관을 신임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 비서관을 인사기획관으로 임명하되 인사비서관은 따로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
기후환경비서관을 신설한 것은 우리나라가 주도한 녹색성장 전략이 각종 국제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채택되는 등 전 세계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를 더욱 심화 발전시키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임 임성빈 비서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에도 참여했으며, 현 정부 들어 줄곧 이 분야 업무를 담당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도 김상협 녹색성장환경비서관을 녹색성장기획관으로 승격해 힘을 실었다.
임재현 뉴미디어비서관은 제1부속실장에 임명돼 다시 이 대통령의 곁을 지키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그림자’ 수행을 해 온 임 비서관은 지난해 2월 정책홍보비서관으로 잠시 떠났다가 이번에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에 연루돼 물러난 김희중 전 부속실장의 자리를 잇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신임 김범진 정무비서관도 정무 선임행정관 출신으로서 이번에 승진 발령됐다.
다만 이 대통령이 이렇게 기획관을 신설하고 내부 인사를 승진시킨 것을 두고 임기 말을 맞아 ‘보은’ 차원의 인사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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