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행보로 의혹키워”..신율 교수 “‘생얼’ 보여줘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22일 정치권과 언론의 쏟아지는 검증 작업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안 원장 측은 안랩(구 안철수연구소) 운영과 관련한 의혹 제기에서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자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속을 끓이고 있다.
한 월간지가 보도한 안 원장의 룸살롱 출입 논란이 대표적이다. 전직 고위공직자의 말을 인용해 안 원장이 룸살롱을 출입했으나, 2009년 MBC TV ‘무릎팍도사’에서는 출입을 부인해 거짓말을 했다는 게 보도 내용이다.
이에 안 원장 측은 “어떤 의도를 갖고 기사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무릎팍도사의 대화 내용으로 봤을 때 안 원장이 룸살롱 출입 사실을 부정한 게 아니라 서로 농담이 오가는 과정에서 답변을 피해간 것인 만큼 거짓말 논란이 성립 되지 않고, 소재 자체도 검증대에 올릴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안 원장에 대한 검증 국면은 10여년 전 그를 포함한 유명 벤처기업인들과 재벌 2, 3세들이 회원이던 브이소사이어티 활동 내용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2003년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재판중이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 탄원서 동참과 재벌 인터넷은행(V뱅크) 설립 동참 논란 등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안 원장이 저서에서 가족이 안철수연구소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 것과 달리 이사와 감사로 재직했다는 거짓말 논란이 일어났으나, 안 원장 측의 해명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잦아들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주식 평가 이익을 얻는 과정에서 가족이 임원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이 역시 안 원장 측이 반박 증거자료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하자 누그러들었다.
다만 최태원 회장의 구명운동과 관련, 안 원장은 “인정에 치우칠 게 아니었다”고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
안 원장에 대한 최근 검증 사례에 대해 민주당에서도 “너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 수준의 검증은 우리가 지양하려는 구태정치의 연장선상”이라며 “막무가내식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룸살롱 논란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면서 “본인이 이야기해 해명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검증국면은 안 원장이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 원장의 비공개 행보가 언론과의 ‘불통’ 및 신비주의 논란을 낳으면서 의혹을 키웠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원장이 스스로 본인은 순백지 도화지이고, 기존 정치권은 까맣다라는 인식을 심어줬는데, 대중이 안 원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까만 티가 있자 이에 더욱 주목하는 것”이라며 “룸살롱 문제가 커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원장의 비공개 행보는 상당히 권위적인 것으로, 국민에게 화장한 얼굴만 보여줘서는 안 되고 ‘생얼’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생얼’을 보여주지 않으면 검증으로 계속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설명할 것은 설명할 것”이라며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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