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옆자리’ 안철수, 새누리를 “저들”이라며…

‘박근혜 옆자리’ 안철수, 새누리를 “저들”이라며…

입력 2012-10-18 00:00
업데이트 2012-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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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토론회’ 달려간 대선후보 3인… 호남 민심잡기 ‘舌戰’

박근혜 새누리당·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17일 ‘김대중 기념사업회’(명예 이사장 이희호·이사장 권노갑)가 연 토론회에 참석해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잇겠다.”며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였다. 안 후보와 단일화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충북지역 행사에 참석하느라 축하 동영상 메시지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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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왼쪽)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안철수(가운데) 무소속 대선후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오른쪽) 여사가 17일 오전 서울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기념사업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박근혜(왼쪽)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안철수(가운데) 무소속 대선후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오른쪽) 여사가 17일 오전 서울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기념사업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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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충북 음성의 한 농원을 방문해 귀농한 남궁영자(왼쪽)씨가 직접 만든 된장을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충북 음성의 한 농원을 방문해 귀농한 남궁영자(왼쪽)씨가 직접 만든 된장을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安, 朴 면전에서 네거티브 공세 비난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여야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호남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호남 민심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의전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져 주최 측이 홍역을 치렀다.

자리 배치나 축사 순서 등을 둘러싼 신경전 끝에 안 후보가 이 여사 옆자리에 앉고, 박 후보는 그 옆자리에 앉았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최근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박 후보를 수행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당초 참석하기로 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호남 민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문 후보는 전날에야 행사 개최 소식을 전달받고 밤늦게 메시지를 작성, 이날 아침 영상 메지시를 만들어 김한정 수행단장을 통해 전달했다. 주최 측과 후보 측에 따르면 문 후보는 후보 일정관리팀과 민주당 대표 비서실 등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불참하게 됐다.

먼저 축사에 나선 박 후보는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 시절 김 전 대통령을 방문했던 때를 회고하며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이 중요하고 여기서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내가 하지 못한 것을 박 대표가 하라. 미안하지만 수고해 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 말에 보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외환 위기 극복을 위해 발휘한 지도력을 평가하면서 “지금도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기다리는 지도자도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 국정운영 능력과 식견을 갖춘 사람이 아닌가 한다.”면서 “국민통합의 리더십으로 이겨냈듯 저도 국민대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朴·安, 자리·축사순서 등 신경전

안 후보는 “1997년 우리 국민이 김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변화였다. 50년 만의 여야 간 정권교체로 우리는 낡은 과거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꽃피는 그 시기에 저의 꿈을 펼칠 수 있었다. 정부가 IT 벤처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했기에 가능했다.”고 김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특히 안 후보는 박 후보의 면전에서 자신에게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새누리당을 ‘저들’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굴하지 않겠다. 받은 만큼 갚아준다는 식으로 저들과 똑같아지지는 않겠다.”면서 “정권 교체와 정치혁신은 반드시 이뤄내겠다. 낡은 체제를 극복, 새 미래를 열겠다.”며 박 후보와 각을 세웠다.

문 후보는 짧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내 몸의 절반을 잃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사실은 김 대통령이야말로 노 대통령의 절반이었다. 이 자리의 모든 분들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절반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절반이었다.”고 회고했다. 문 후보는 이어 “김대중은 횃불이었다. ‘행동하는 양심’인 그분의 궤적을 돌이켜 보면, 그 분은 늘 앞 발자국이었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발자국, 제가 따라 밟으려 한다. 그분이 흩트리지 않고 걸어 갔던 길, 제가 또박또박 앞만 보고 따라 걸으려 한다.”고 말했다.

●행사 참여 못한 文, 영상메시지로 대체

한편 이날 안 후보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처럼 비쳐졌다. 두 사람은 두세 번 정도 인사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다. 이 대표는 안 후보에게 인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이 대표는 최근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해 안 후보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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