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 시대정신으로 띄운 ‘생눈길 정신’

北, 새 시대정신으로 띄운 ‘생눈길 정신’

입력 2012-10-21 00:00
업데이트 2012-10-2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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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자기희생’ 방점…안 풀리는 대내외 상황 반영된 듯

최근 북한 매체가 ‘생눈길 정신’ ‘생눈길 진군’이라는 다소 생소한 표현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의 시대정신으로 설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으로 창조하며 승리해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실었다.

신문은 사설에서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 이것은 주체혁명위업의 완성을 위한 새로운 역사적 시기의 시대정신이며 혁명의 최후승리를 향해 과감히 돌진해나가는 낙관적이며 창조적인 공격정신”이라고 소개했다.

아무도 밟지 않아 녹지 않은 채로 쌓여 있는 눈길을 뜻하는 ‘생눈길’은 극복해야 할 난관, 전인미답의 길 등의 의미로 북한 매체들이 그동안 종종 사용해온 표현이다.

이번에는 이 단어에 ‘정신’ ‘진군’ 등의 단어를 붙여 정치적 구호로 내건 셈으로 신문은 ‘생눈길 정신’이 김정은 체제의 시대정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신문은 김일성 주석 시대 ‘백두혁명 정신’, ‘천리마 정신’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 ‘속도전의 혁명정신’, ‘고난의 행군 정신’ 등을 잇달아 거론하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한다는 각오로 “생눈길을 헤쳐나갈 데 대해 엄숙히 선언했다”고 전했다.

‘생눈길 정신’의 대주민 메시지는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하나는 영도자에 대한 충성이다. 신문은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의 핵은 수령결사옹위이며 그 위력의 원천은 일심단결과 총대에 있다”며 “전당, 전군, 전민이 김정은 동지 두리(주위)에 단결하고 또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한목숨 다 바치는 것을 최대 영광으로 여기는 고결한 인생관을 가져야 한다” “자기를 다 녹여 대지를 옥토로 만들어주는 흰눈처럼 자아희생 정신을 높이 발휘해야한다”면서 ‘자기희생’의 자세를 주문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등 과거 어려웠던 때를 연상케 하는 ‘생눈길 정신’을 새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것은 현재 북한의 대내외적 상황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인 올해를 ‘강성대국’의 문이 열리는 첫해라고 선포했지만, 만성적인 식량사정 등은 개선되지 않고 있고 대미, 대남관계 역시 핵문제로 인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난관이 예상되고 급속도로 발전을 이루기는 어렵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가 ‘생눈길 정신’에 담겼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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