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대표 신년회견 분석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던진 메시지의 핵심은 ‘6·4 지방선거 승리’로 요약된다. 지난 총·대선의 연패에 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제2의 창당’에 준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당의 체질을 전면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지방선거와 야권의 재편 과정에서 현실적인 위협 요인으로 다가온 ‘안철수 신당’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2의 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낡은 사고와 행동 양식에서 벗어나는 정치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6·4 지방선거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김 대표는 분파주의와 소모적 비방·막말 추방 등을 국민 신뢰 회복과 고품격·고효율 정치를 위한 대표적 청산 대상으로 꼽았다. 당 혁신 과정에서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리더십 논란을 극복하고 당 장악력을 높여 확고한 구심점을 확보하겠다는 복안도 읽힌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 대비해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려면 계파로 분류된 인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전제돼야 하며 당을 어렵게 하는 개별 일탈 행동에 대한 엄중한 경고, 윤리규정 강화 등 지도부의 적극적인 권한 행사가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민생 우선 ▲소통 ▲실사구시 등 3대 가치를 ‘민주당이 가야 할 길’로 제시하기도 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와 이념 편향적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좌우의 극단을 경계해 ‘상생의 정치’ ‘타협·대안의 정치’를 모색하는 새로운 제1야당의 모델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것도 중간·중도층 흡수를 통한 외연 확대 경쟁에서도 ‘안철수 신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
김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루겠다”며 교육, 주택, 의료에 대한 정책 지원 강화와 무상보육 및 무상급식, 고교 무상교육과 대학생 반값 등록금의 실현을 약속했다. 하지만 기존에 언급했던 민생 정책 외에 새로운 정책 제시는 없어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했던 기존 이슈들에 대한 강경한 태도는 그대로 유지했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관련 특검에 대해 “특검은 반드시 관철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철도 민영화와 의료 영리화에 대해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규정하며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4-01-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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