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엄중 문책·처벌” 첫 언급… 민병두 “與, 반전카드로 활용” 공격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의혹에 대해 국정원을 두둔해 온 새누리당으로서는 증거 조작 혐의가 선명해지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심재철 최고위원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이 보여준 일탈과 무능이 매우 심각하다”며 “국정원의 철저한 쇄신을 위해서는 남 원장에 대한 책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도 “검찰 수사는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엄정·신속하게 마쳐져야 함은 물론 그에 따른 엄중한 문책과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처음으로 문책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황 대표는 “사전 문책론을 펴기보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린 뒤 책임 소재를 논하는 게 온당하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국정원 출신인 이철우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간첩 조작을 했다면 국정원장이 아니라 수사라인 모두가 책임져야 하지만 여러 증거 중 하나가 고의성이 있었다면 국정원장까지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남 원장을 감쌌다.
반면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장의 지시 없이는 이 같은 엄청난 위조 행각은 불가능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남 원장을 파면하고 검찰은 남 의원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파상공세를 폈다. 전날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던 정 의원은 “검찰이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공수사실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보면 증거 인멸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번 압수수색은 형식적으로 면죄부를 주기 위한 출구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여권이 남 원장 해임을 선거 국면에서 반전카드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4-03-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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