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범죄, 다양화·지능화·조직화 추세

외국인 범죄, 다양화·지능화·조직화 추세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10:2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치안정책연구소 “외국인 혐오증 우려…맞춤형 대책 시급”

국내 체류 외국인이 1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다문화·다인종 사회가 가속화하면서 외국인 피의자 검거 건수가 증가하고 범죄 형태가 다양화·조직화하고 있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슬럼화를 막기 위해 치안시설을 확충하고 외국인 대상 범죄예방 교실 운영, 한국문화 교육과 홍보 등 다문화사회의 안전망 구축을 위한 유관기관 간 협조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2014 치안전망’ 자료에서 외국인 범죄의 수법이 다양화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조짐이 있고, 이는 외국인 전체에 대한 혐오증으로 작용해 절대다수의 선량한 외국인이 피해를 볼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영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18일 “외국인 혐오증과 반(反)다문화 정서가 확산하면 내·외국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외국에서처럼 테러 등 상호 폭력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건전한 다문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의견을 활발히 교환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 외국인 범죄·전과자 증가 =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2003년 67만 8천여 명에서 2012년 145만여 명으로 2배로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 범죄 피의자 검거 수는 2003년 6천144명에서 2012년 2만 4천379명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범죄유형별로 보면 성폭행 등 성범죄가 7.2배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이어 폭력 4배, 지능범 3.8배, 살인 2.7배, 절도 2.6배 등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 외국인 피의자 검거 수는 2만 4천52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했다.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전과자도 늘어나고 있다.

2012년 검거한 외국인 범죄자 2만 4천379명 중 전과자는 11.7%인 2천873명에 달해 외국인 범죄자 10명 가운데 1명꼴로 재범을 한 전과자로 드러났다.

전과 1범 이상의 외국인 전과자는 2008년 897명, 2009년 1천500명, 2010년 1천915명, 2011년 2천733명, 2012년 2천873명, 2013년 1∼8월 2천22명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외국인 범죄 다양화·강력화·조직화 = 과거 1990년대만 해도 외국인 범죄는 출입국사범, 외환거래 위반 등 경제사범, 절도와 밀수 등 생계형 범죄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범죄 유형이 다양화, 강력화, 조직화하고 있다.

살인, 강도, 성폭행, 절도, 폭력을 비롯해 여권 등 문서위조, 신용카드 위조, 사기결혼, 전화금융사기, 산업기밀유출 등 범죄 유형이 다양화, 지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국민끼리의 결집력이 강해 앞으로 세력화, 조직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치안정책연구소는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외사인력을 충원하고 외사수사 환경 개선, 외국인 우범지역 재정비 등 맞춤형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 밀집지역 슬럼화 우려 = 국내 체류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은 주거비용이 저렴하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대도시 주변이나 공단 배후 지역 등에 밀집지역을 형성하고 있어 해당 지역이 슬럼(slum)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국인 밀집지역에 저소득층 외국인 노동자나 밀입국자, 불법체류자들이 모여들어 인종과 문화 갈등에 따른 폭력 등 다양한 범죄가 발생해 슬럼지역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외국인 밀집지역을 방치하면 외국의 슬럼 지역과 비슷하게 쓰레기 투기, 고성방가, 사소한 폭력 시비에서 강력범죄까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치안정책연구소는 슬럼화 방지를 위해 외국인치안센터 등 치안시설 확충, 치안관리 강화, 가로등과 CCTV 설치 등 범죄취약 지역 환경개선, 외국인 대상 범죄예방 교실 운영, 한국문화 교육과 홍보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관은 “범죄는 내·외국인 사회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특정 지역 출신 이민자를 선입견을 품고 대하거나 외국인 범죄를 이주민 집단 전체 문제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