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대설’ 돌더니…꼬여만가는 安-孫>

<한때 ‘연대설’ 돌더니…꼬여만가는 安-孫>

입력 2014-06-02 00:00
업데이트 2014-06-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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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의 관계가 꼬여만가고 있다.

한때 ‘연대설’까지 돌며 ‘우호적 무드’를 형성해온 두 사람이었지만, 야권 통합 후 점차 멀어지더니 6·4 지방선거 국면에서 광주시장 공천문제를 놓고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당 주변에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손 고문이 1일 무소속 강운태 후보와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간 맞대결 구도가 된 광주시장 선거와 관련, 윤 후보 지원을 위한 광주 방문 계획이 없다면서 “누가 돼도 우리 식구”라고 발언하자 당은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혀졌다.

’측근 챙기기’ 논란을 감수하고 윤 후보 전략공천을 강행, 광주선거 결과에 ‘정치적 명운’이 걸린 안 대표로선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안 대표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주변 일각에선 “재뿌리기”, “해당행위” 등의 격한 반응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손 고문으로서도 광주선거가 패한다면 당력을 흐트러 뜨렸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당장 강 후보측은 손 고문의 발언을 ‘자신에 대한 지지’라며 선거운동에 활용했다.

지난 대선 후 야권의 새판짜기 화두가 등장할 때마다 양측의 ‘제휴설’은 잊을만 하면 심심찮게 고개를 들곤 했다. ‘비노(비노무현)’와 ‘중도’의 가치를 교집합으로 어떤 식으로든 함께 손을 잡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였다.

안 대표의 독자세력화가 유효했던 올 초에도 손 대표는 다당제 구조로의 재편을 강조하며 ‘안철수 신당’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계기는 역설적으로 야권의 통합이었다. 3월초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한길 대표와 안 대표의 통합선언으로 인해 야권의 재구성 국면에서 역할론을 모색, 재기의 모멘텀을 엿보던 손 고문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어정쩡해졌다.

손 고문은 당시 야권 통합을 환영하면서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적 선택이 돼선 안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기초선거 무(無)공천 원칙론을 펴온 손 고문은 이후 안 대표의 ‘공천 회군’에도 비판적이었다. 지난4월11일 자신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선대위 첫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이래저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두 사람의 갈등은 손 고문이 지난달 광주시장 후보 공천 결과에 대해 “국민·당원의 권리를 짓밟는 민주주의 후퇴”라며 작심하고 비판을 쏟아내면서 더 악화됐다.

특히 이번 공천과정에서 손 고문이 측면지원했던 이용섭 광주시장 예비후보를 비롯, 기초단체장에 도전했던 일부 측근인사들이 낙천했다.

두 사람의 역학관계는 일단 6·4 지방선거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가 광주에서 승리를 이끌 경우 손 고문의 공간은 좁아지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손 고문이 공천 등을 둘러싼 안 대표 책임론을 내세워 목소리를 키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7·30 재보선에서 경기지사 출신인 손 고문의 수원 출마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재보선 국면에서 두 사람이 관계 재정립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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