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2기 내각도 논문 비위 등 ‘상처’ 투성이

박근혜 정부 2기 내각도 논문 비위 등 ‘상처’ 투성이

입력 2014-06-17 00:00
업데이트 2014-06-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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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정국 이후 인적쇄신 차원에서 단행한 2기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청문회 문턱에 오르기도 전에 이른바 ‘지상 검증’을 통한 각종 의혹과 논란에 휩싸였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과거 교회 및 대학 강연, 칼럼 등에서 보인 ‘역사인식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17일 김명수 교육, 정종섭 안전행정 등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송광용 교육문화수석을 둘러싼 논문 관련 의혹이 무더기로 터져나온 것.

송 수석이야 국회 청문회 대상이 아니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신설된 사회부총리의 중책까지 맡게 되는 김 교육장관과 정 안행장관 후보자까지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하기도 전부터 호된 ‘언론 검증’에 직면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교수 출신인 김 후보자와 정 후보자, 송 수석을 둘러싼 의혹은 ‘직업적’ 성취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논문과 연결돼 있는 공통점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02년 6월 발표한 ‘자율적 학급경영방침 설정이 아동의 학급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이 김 후보자의 제자인 정모씨가 같은해 2월 쓴 석사학위 논문과 제목 및 내용에서 상당부분 일치했다.

김 후보자는 학술지에 논문을 내면서 자신을 1저자로, 제자 정씨를 2저자로 게재했다.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정 후보자는 논문 중복게재, 즉 ‘자기표절’ 의심이 제기됐다. 실적 부풀리기를 위해 셀프표절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지난 2006년 학술지 ‘법과 사회’에 발표한 ‘탄핵제도와 헌법디자인’ 논문이 2005년 게재한 자신의 논문 ‘탄핵심판에 있어 헌법재판소의 탄핵여부 결정권’과 내용과 문장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것이다.

송 수석의 경우 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제자가 쓴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자신을 1저자로 등재해 연구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이 나온데 이어 자신이 논문심사위원장을 맡은 석사학위 논문을 요약해 학술지에 등재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처럼 이들 모두 교수의 본분인 연구 실적을 판가름짓는 논문에서 의혹이 나온만큼 도덕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후보자와 송 수석의 경우 향후 내각과 청와대에서 우리나라 교육 정책을 이끌 ‘쌍두마차’라는 점에서 논문비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부적격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더구나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 신설되는 사회·교육·문화 부총리까지 겸직해야 하는 김 후보자의 경우 경제와 외교·국방·안보 분야를 제외한 다른 사회 모든 분야에 걸친 각종 적폐 청산의 임무도 함께 부여받았고, 정 장관도 안행부 장관으로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작업의 최전선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거셀 전망이다.

또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수석의 과거 행적이 논란의 중심에 자리잡게 되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번 인적개편에서 유임이 결정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또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이 민정수석실을 관장하는데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부실 인사검증에 대한 최종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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