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다시 친노… 朴대통령과 정면승부 시작됐다

[뉴스 분석] 다시 친노… 朴대통령과 정면승부 시작됐다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5-02-08 18:57
수정 2015-02-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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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연 새 대표… 요동치는 정국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이끌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대표로 문재인 의원이 8일 선출됐다. 문 신임 대표는 대의원·권리당원(당심)과 일반당원·여론조사(민심) 지지를 고루 받으며 19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 정치에 입문한 지 33개월 만에 제1야당 대표가 됐다. 문 대표는 또 여론조사 지지율 1~2위를 넘나드는 차기 대권 주자이자 새정치연합 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수장이기도 하다. 문 대표 체제는 최대 계파의 지지를 받는 당권·대권 양면용 강한 대표 체제가 열렸다는 뜻이다.

제1 야당 당권 쥔 文
제1 야당 당권 쥔 文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에 당선된 문재인 의원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문 대표는 당장 야당에 우호적인 국면에서 첫발을 떼게 됐다. 청와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균열 조짐을 넘어 일부 붕괴됐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지난주까지 2주 연속 29%였다. 지난해 말 비선 실세 파문에 이어 새해 연말정산 파동 등 여권 내부의 악재가 겹치면서 40%대 지지율이 급속도로 무너졌고,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은 지난해 말 20%대에서 최근 30%대로 회복세이고 차기 대권주자로서 문 대표의 지지율 역시 상승세다.

‘강한 야당 대표’를 표방한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의 맞수로서 청와대를 압박하는 한편 실기한 정책에 대한 대안 제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여야 간 정책조율로 상징되는 ‘여의도 정치’는 위축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문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제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큰 (지지율)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거나 “소득 주도 성장의 구체적 방안을 내놓으며 우리 스스로 대안이 되고 우리 당을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확 바꿔 박근혜 정권을 이기겠다”며 박 대통령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그러나 당내엔 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청와대발 정국 혼란을 틈타 반사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선도 많다. 친노계 수장이 새정치연합 대표로 등극함에 따라 동교동계 등 당내 군소 계파가 당 밖 신당 논의에 관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는 4월 보궐 선거 공천이다. 4월 보선이 확정된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 등에 이미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친노계 후보들이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양보를 강요당하게 될지, 그 과정에서 문 대표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내홍을 거쳐 결정된 후보가 다른 당의 후보와 겨뤄 이길지 등에 따라 문 대표의 리더십이 재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당내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외부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큰 박 대통령과 ‘각 세우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지기 쉬운 정치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 야당의 대통령 때리기가 가속화될 경우 여당 지도부가 정권을 두둔할 경우 총선 부담감을 키울 수 있고, 반대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일 경우 존재감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부터 대선까지 문 대표가 사실상 ‘외길 수순’이라는 점에서, 여당은 ‘정권과의 거리감’ 측면에서 각각 기회와 위기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시작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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