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취임한달…靑 ‘불통→소통’ 변화기류

이병기 취임한달…靑 ‘불통→소통’ 변화기류

입력 2015-03-29 10:13
수정 2015-03-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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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언론상대 스킨십 강화…靑 ‘열린 비서실’로 변신중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여권진용을 대거 개편한 이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불통’ 이미지가 어느 정도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취임 한 달을 맞은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런 분위기 변화에 일조했다는 말이 나온다.

29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 실장이 전격 발탁된 이후 한 달여간 박 대통령의 소통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7일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동이다. 박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 직전 참석한 3·1절 기념식 행사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3자 회동 요청을 즉석에서 받아들였는데 김 대표의 이러한 요청 자체가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공약 파기”, “총체적 위기” 등의 표현을 써가며 ‘작심 비판’을 날렸는데도 100분간 주요 현안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회동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은 회담장을 나갔지만, 참석자들은 2시간 동안 청와대에 머물며 합의문을 도출해내기도 했다.

이 회동을 계기로 결과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불통’ 논란은 어느 정도 희석되는 모양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발표한 3월 둘째주 주간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16%가 부정평가 사유로 ‘소통미흡’을 꼽았지만, 27일 발표된 주간여론조사 결과 ‘소통미흡’을 부정평가 이유로 꼽은 응답자는 14%로 2%포인트 줄었다.

큰 폭은 아니지만 ‘불통’ 논란이 그동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내리는 최대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러한 변화는 박 대통령이 이 실장을 기용하면서 가능해졌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실장이 취임 소감으로 “더욱 낮은 자세로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의 가교가 되겠다”고 밝힌 이후 ‘열린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실장의 소통 행보는 정치권을 상대로 부쩍 눈에 띈다. 지난 1일 박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떠날 때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요청해 직접 공항에 환송을 나오도록 조율했고, 전임 김기춘 실장 시절에는 거의 열리지 않았던 고위 당정청회의를 유 원내대표까지 참여한 가운데 지난 6일에 이어 23일까지 한달새 2차례나 열었다.

이 실장이 지난 26일 여당 원내지도부와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을 연 데 이어 야당 원내 지도부와도 다음 달 초 오찬을 함께하기로 한 것도 여의도 정치권과 소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실장은 전임 김 실장 시절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비서실의 변신도 함께 꾀하는 중이라는 게 청와대 인사들의 전언이다.

취임 이후 수석실별로 산하 비서관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부하 직원들을 챙겼고, 수석들에게는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지시하면서 대통령과 수석비서관 사이의 ‘스킨십’도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이 실장은 ‘내 방은 항상 열려 있으니 말단 행정관이라도 할 얘기가 있으면 언제든지 오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며 “회의에서도 지시나 의사결정만 하기보다는 편하게 토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 실장은 ‘소통 강화’를 코드로 취임 한 달 만에 무난히 비서실장직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임 김기춘 실장은 세월호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애를 쓰면서 ‘경직돼 있다’는 비판을 들은 측면이 있었다”며 “집권 3년차에 소통 행보가 눈에 띄는 것은 결국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며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조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이 실장을 기용한 용인술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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