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결론 유도하는 의총”… 발끈한 비박

“사퇴 결론 유도하는 의총”… 발끈한 비박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5-07-07 23:22
수정 2015-07-0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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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행동 불사 가능성 제기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의원들은 7일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시도하기로 한 당 지도부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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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도부가 7일 오전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다음날 열기로 하자 비박(비박근혜)계 재선의원들이 오후에 긴급 회동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석호, 박민식, 김성태, 이한성 의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새누리당 지도부가 7일 오전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다음날 열기로 하자 비박(비박근혜)계 재선의원들이 오후에 긴급 회동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석호, 박민식, 김성태, 이한성 의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당 재선의원 12명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박민식, 조해진, 강석호, 김세연, 김학용, 신성범, 황영철, 박상은, 김성태, 이한성, 안효대, 정미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비박계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예고 없이 회의장을 불쑥 찾았다.

당 지도부의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 시도 결정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1시간 후 “당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했는데 반대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의원들에게 사퇴 권고 결의안을 내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후 박민식 의원은 “사퇴라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으면 공정한 의사 결정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결의안 명칭을 변경해 줄 것을 김 대표에게 요청했다”면서 “의총에서 제한 없는 의제로 토론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8일 의총 안건 명을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즉각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의총에서는 유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유 원내대표 사퇴에 대한 찬반을 놓고 의원들의 격론이 벌어질 경우 계파 갈등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 당 내홍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비박계 맏형 격인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물러나야 할 사람들은 최고위원들”이라며 반발했다. 정두언 의원도 “이 지도부는 새누리당 지도부인가 아니면 청와대의 맹종부인가”라고 맹비난했다. 김용태 의원은 “최고위원회의가 의원총회에 원내대표 사퇴 결의 안건을 내는 것은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5-07-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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