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실무접촉 쟁점은…본회담 ‘수석대표 격(格)’ 변수

남북회담 실무접촉 쟁점은…본회담 ‘수석대표 격(格)’ 변수

입력 2015-11-25 09:59
업데이트 2015-11-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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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 ‘통통라인’ 선호’2+2 회담’도 대안으로 거론 의제 놓고도 온도 차…이산가족·금강산 관광 논의될 듯 마라톤 협상 예상…당국회담 합의시 남북관계 급속진전 가능

오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리는 남북회담 실무접촉에선 본 회담의 수석대표 격(格)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남측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통일전선부장)를 수석대표로 하는 이른바 ‘통-통 라인’간의 회담을 선호하지만, 북측은 홍 장관의 상대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노동당 외곽조직인 조평통의 서기국장을 차관급 이하로 보기 때문에 2013년 6월 당국회담 실무접촉 때와 마찬가지로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남과 북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급을 둘러싼 남북의 견해차는 실무접촉 성사 과정에서 양측이 주고받은 전통문의 명의에서도 예고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21일과 24일, 10월 30일 세 차례에 걸쳐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전통문을 홍 장관 명의로 김 비서에게 보냈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 20일 남측의 제안에 호응해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갖자’고 전통문을 보내면서도 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통일부로 발송했다.

남과 북은 회담을 제안하는 전통문의 수신처와 발신처를 정할 때 회담주체를 염두에 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실무접촉에선 처음부터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2013년 6월 당국회담 실무접촉 때도 북측이 당국회담 수석대표로 조평통 서기국장을 내세우자 우리 정부는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조평통 서기국장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통일부 차관으로 수석대표를 변경했고, 북측이 이에 반발해 회담 무산을 통보한 바 있다.

과거 남북 장관급 회담 때는 북측이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우리로 치면 차관급인 내각 책임참사를 내세워도 남측이 수용했으나, 현 정부는 ‘회담의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인식에 따라 격이 맞지 않는 남북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얽히고설킨 남북 간 현안을 풀 고위급 회담을 하려면 북측도 그만한 권한을 가진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남측이 선호하는 통일장관-통전부장 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8·25 합의’를 이끈 ‘2+2 회담’(남측 국가안보실장·통일장관-북측 군총정치국장·통전부장)이나 2014년 2월에 성사된 남측 국가안보실 1차관-북측 통전부 부부장 등의 회담 형식이 대안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남과 북은 당국회담에서 다룰 의제를 놓고도 견해차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 측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중시하는 반면 북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주장하는 등 양측이 우선시하는 의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대 난제인 북한 핵 문제도 우리 측은 큰 틀에서 의제에 넣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측은 6자 회담이나 북미 회담에서 다룰 사안이라고 반박할 공산이 크다.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급과 의제를 놓고 남북이 온도 차를 보임에 따라 이번 실무접촉은 마라톤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8·25 합의를 도출한 판문점 고위당국자 접촉 때 ‘무박 4일’의 회담을 이어갔고, 지난 9월 8·25 합의사항 중 하나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시기와 장소 등을 정하는 적십자 실무접촉 때도 ‘무박 2일’로 회담을 했다.

이번 실무접촉이 진통을 겪더라도 당국회담 합의를 이끌어 내면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다음 달에 서울 혹은 평양에서 고위급 당국회담이 열려 남북 간의 주요 현안이 논의될 수 있다.

당국회담에서 논의될 남북 현안으로는 ▲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방안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 경원선 복원 및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유감 표명 및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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