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의장 “양당제 회귀는 어려워…협치는 선택 아닌 필수”

丁의장 “양당제 회귀는 어려워…협치는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17-10-01 10:22
업데이트 2017-10-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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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바른정당 역할 커”…“보수통합, 국민 눈높이 맞춰야”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1일 “한국 국회는 앞으로 양당제로 회귀하기보다는 3당 이상의 상황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앞으로도 협치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5당 체제의 첫 국회의장으로서 협치 문화 조성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와 관련해선 “대한민국 국회가 역사적인 임무를 완수했다”면서 “바른정당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내 일부 탄핵 가담자들이 없었다면 지금도 박근혜 정부가 집권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들의 용기와 판단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서는 “역사는 전진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 의장은 향후의 과제로는 “남은 임기의 최대 과제는 개헌이다. 의회가 소명감을 갖고 양보와 존중의 정신으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

--첫 번째 방문국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성과를 말해달라.

▲ 우즈베크가 최근 정권이 바뀌었는데 과거 정권 시절 한국에 우호적이었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터를 닦았다고 본다. 또한, 11월로 예정된 우즈베크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필요한 조치들을 한다는 차원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우즈베크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의 위상을 확인하고 이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 ‘믹타(MIKTA·중견국협의체) 국회의장회의’가 이번 3차 터키 회의를 계기로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 한국은 G7(주요 7개국)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개국 모임) 사이에 끼어있는 형국이다. 우리로서는 믹타라는 나름의 공간을 만들고 주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회의장회의는 정부 차원의 노력에 더해서 의회가 ‘보완적 외교’를 하는 것이다. 이번 터키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이런 의미를 함께 확인하고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 국회의장으로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파면 사태를 지켜봤다. 어떤 소회가 드는지.

▲ 대한민국 국회가 역사적인 임무를 완수했다. 이 임무를 완수하는데 바른정당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바른정당이 없었으면 그리고 자유한국당 내에서 탄핵에 가담한 몇몇 사람들이 없었다면 박근혜 정부는 지금도 집권하고 있었을 것이다. 국회가 정파적으로만 접근했다면 탄핵은 가능하지 않았다. 바른정당과 한국당 내 탄핵 가담자들의 용기와 판단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촛불집회에서 질서정연하게 법과 절차에 따라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여준 국민에게도 감사하는 생각이 든다.

-- 남은 임기의 최대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당연히 개헌이다. 개헌이 되려면 여야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양보와 존중을 통해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국민 4분의 3 이상이, 또 의원들도 압도적 다수가 찬성하면서 합의안을 못 낸다면 우리나라의 정치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개헌은 시대정신이라는 소명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 여야 협치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은데 국회의장으로서 염두에 둔 타개책이 있으면 말해달라.

▲ 나는 앞으로 한국이 양당제로 회귀하기보다는 3당 이상의 상황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래서 앞으로 협치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의장으로서 협치 문화 조성에 더 노력할 예정이다.

-- 구체적 방안이 있나.

▲ 작년에 여야 원내대표들을 데리고 미국에 간 적이 있다. 올해 말에 다시 여야 원내대표들과 남미 순방을 하려고 한다. 이러한 관행을 만들다 보면 여야 협치의 틀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으로 본다.

-- 남미 순방 계획은 각 당 원내대표들과 조율을 마친 것인가.

▲ 아직은 물밑으로 준비하는 상황이다. 예산안 처리가 제때 되지 못한다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

--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이른바 ‘보수통합’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국회의장으로서 개별 정당에 대한 이야기는 조심해야 한다. 이 정도만 말하겠다. 역사는 전진해야 한다. 또한,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 추석 연휴 때 미국에 특사단을 보낸 배경은.

▲ 작년에도 비슷한 성격의 특사단을 구성했으나 초당적 협력이 잘 안 돼서 중단됐다가 다시 꾸리게 됐다. 현재로서는 대미외교가 제일 중요한 만큼 의회 차원에서 긴 연휴를 이용해 다녀오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생각했다. 전통적인 한미 우호 동맹을 더 확인하고 강화하자는 차원이다.

-- 한국당은 독자적으로 대미외교를 펼치고 있는데.

▲ 제1야당이 독자적으로 그런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한국당도 모든 문제에 대해서 미국 의회나 정부와 협의를 할 것이다. 의원외교라는 것은 정부외교처럼 경직된 게 아니고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국회가 정부를 서포트(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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